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05 08:00

반도체 11월부터 증가 가능성…"내년 1~2분기까지 회복세 지속"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당분간 수출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대비 수출 실적 감소는 확정적이지만 3년 연속 6000억달러 기록 달성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550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올해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간 지속된 감소세에서 탈출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6억2000만달러로 올해 최고치였던 9월 실적(26억달러)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수출물량도 14.2% 증가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의 회복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우리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10월에도 3.1% 줄었지만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도체는 올해 1분기 저점 이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감산효과 가시화, 스마트폰 신제품과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 추세 등에 따라 수급개선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월에는 현물가격과 고정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폭을 줄이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최근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수출은 다음 달부터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외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19.8%)는 16개월 연속, 일반기계(10.4%)는 7개월 연속, 가전(5.8%)은 5개월 연속, 선박(101.4%)·디스플레이(15.5%)는 3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4대 수출품목 중 하나인 석유제품(18.0%)도 제품가격 상승과 휘발유·경유 등의 견조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8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은 일단 내년 1~2분기까지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의 회복 속도가 다소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당장 제조업 경기가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워도 그동안 줄여놨던 재고를 다시 쌓는 과정은 분명 국내 수출에 긍정적이다. 반도체 감산의 효과도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제공=관세청)
(자료제공=관세청)

수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1~10월 기준 수출액은 5193억7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줄었다. 참고로 지난해 연간 실적은 6835억85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2018년(6049억달러) 최초로 6000억달러를 돌파한 뒤 감소해 코로나19 위기가 닥쳤던 2020년에는 5125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2021년(6444억달러), 2022년(6856억달러)에는 60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성장세를 시현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던 반도체가 꺾이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다만 11월과 12월 두 달 간에도 수출이 플러스를 유지할 경우 최소 1000억달러 이상 증가하게 되므로 6000억달러를 넘어 역대 3위 실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정 품목이 회복을 주도했다기 보다는 다양한 품목의 수출이 동반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주요품목 수출 회복흐름과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4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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