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1.06 14:39

넷플릭스, 국내서 가구 이외 계정 공유 금지 '사실상 가격 인상'
티빙, 토종 OTT 중 처음 요금제 인상

티빙이 오는 12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 구독료를 인상하고, 내년 1분기에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한다. (사진제공=티빙)
티빙이 오는 12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 구독료를 인상하고, 내년 1분기에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한다. (사진제공=티빙)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요금 인상에 나서자, 토종 OTT도 가격 올리기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티빙'이 가장 먼저 인상 대열에 합류한 상황에서 이제 시장은 '웨이브'와 '왓챠'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1위 OTT인 넷플릭스는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가구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는 구독자에게 1명당 월 5000원을 받겠다고 공지, 국내에서도 공유 계정 단속에 나섰다. 프리미엄 계정(1만7000원)은 최대 2개, 스탠더드 계정(1만3500원)은 1개의 가구 외 이용자를 추가할 수 있어 사실상 요금 인상으로 풀이된다.

하루 전인 1일에는 디즈니플러스가 4000원 인상을 골자로 한 요금 체계 변경을 알렸다. 그간 월 9900원 단일 요금제에서 스탠더드(월 9900원)와 프리미엄(월 1만3900원)으로 세분화한 것으로, 한 계정으로 가족 4명이 접속해 고화질(4K) 콘텐츠를 즐기려면 프리미엄을 선택해야 한다.

더불어 디즈니플러스는 또 넷플릭스에 앞서 계정 금지 공유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넷플릭스처럼 추가 비용을 내면 계정 공유를 허용해 준 것과 달리 계정 공유를 아예 불가능하게 했다. 기존에 공유 계정 이용자는 새 계정을 만들어 멤버십을 구독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한 가구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계정 공유에 추가로 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넷플릭스는 한 가구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계정 공유에 추가로 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출처=넷플릭스 홈페이지)

◆티빙, 토종 OTT 중 첫 요금 인상 나서

토종 OTT인 티빙도 지난주 구독료 인상 조치를 발표했다. 

티빙은 12월 1일부터 웹 결제 가격이 베이직은 월 7000원에서 9500원으로, 스탠다드는 월 1만9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구독료는 신규 가입자에 적용된다. 

기존 가입자 중 웹 가입자의 구독료는 현재 인앱결제(앱 마켓을 통한 결제 방식) 수준인 베이직 9000원, 스탠다드 1만2500원, 1만6000원으로 인상된다. 변경된 가격은 내년 3월 구독료부터 청구된다. 

티빙은 또 국내 OTT 업체 중 처음으로 광고형 요금제(AVOD)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한다. 월 5500원 요금이 책정될 예정이다. 

티빙 관계자는 "국내외 OTT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광고 사업이 부상하고 있고, 티빙도 변화에 발맞춰 AVOD 상품 출시를 결정했다”며 “독보적 콘텐츠 경쟁력으로 광고 시장 핵심 축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 "요금제 인상 및 광고요금제 도입 검토 vs 왓챠 "아직 계획 없어"

이에 나머지 토종 OTT들도 요금제 인상을 단행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웨이브는 광고요금제 도입과 요금제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행 시기는 미정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저희는 4년 넘게 요금 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며 "콘텐츠 비용 등 공급원가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요금제 인상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잡힌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근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광고 요금제 도입에 대해 "오랜 기간 검토해 온 것으로 타이밍의 문제"라며 "OTT가 광고모델을 도입한다는 얘기는 기본적으로 광고를 보지 않는 기존 사업자는 지키면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왓챠 측은 "아직까지 말할 수 있는 요금제 인상 및 광고요금제 도입 계획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토종 OTT로는 쿠팡플레이도 있지만,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추가적인 비용은 받지 않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 (사진제공=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 (사진제공=디즈니플러스)

◆아무리 적자라지만…사용자들 '스트림플레이션' 불만 토로

넷플릭스 등 해외 OTT에 이어 티빙이 요금 인상에 나선 것은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에 투자하면서 큰 비용이 들어가는 콘텐츠 제작 및 투자비를 감당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특히 토종 OTT 업체들은 콘텐츠 제작비 등을 감당하면서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에는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곳이 생겨날 정도로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티빙은 2020년 61억원 적자에서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2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웨이브의 상황은 티빙보다 더 심각하다. 2020년 169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21년 558억원, 지난해에는 121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OTT 업체들이 요금제를 인상함에 따라 이용자들은 스트리밍과 물가 인상(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스트림플레이션'이 일어났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복수의 OTT를 구독했던 이용자들은 가입 서비스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 OTT 이용자는 커뮤니티를 통해 "OTT들이 구독료 인상을 한다고 하니 이번 달까지만 OTT를 구독하고 취소할 계획"이라며 "구독자들이 떨어져 나가면 다시 요금제를 손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OTT 업체들이 요금제를 인상하면 안 보면 된다"며 "OTT 업체들이 가격을 자꾸 올리는 데 소비자도 대응해야 한다. 소비자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불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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