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1.06 15:47
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과 김영섭 KT 대표. (사진제공=각사)
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과 김영섭 KT 대표. (사진제공=각사)

[뉴스웍스=정승양 대기자]  2023년 한국프로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망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가 정규리그 1위 LG 트윈스와 2위 kt 위즈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통신시장 2위 경쟁자이기도 한 LG와 KT그룹의 스포츠마케팅 전개과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LG그룹이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서 비약하고 있고, KT그룹의 수장인 김영섭 대표이사가 LG그룹에서만 40여년을 근무한 범LG가라는 점에서 두 기업의 이번 격돌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2023년 한국시리즈는 7일 오후 6시 30분 LG트윈스 홈구장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6일 IT업계 및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이번 한국시리즈는 '2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와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한 kt가 맞붙는다. 이 과정에서 양 그룹 수뇌부가 구장에서 조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시리즈 1∼2차전과 5∼7차전은 정규리그 1위 팀의 홈에서, 3∼4차전은 플레이오프 승자의 구장에서 치뤄진다. 따라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개막전과 2차전은 잠실구장, 3·4차전은 KT 위즈 홈구장인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열린다. 5∼7차전은 다시 잠실구장에서 각각 열린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두 구단의 이번 한국시리즈 진출과정이 극적인데다 두 그룹 수장들의 특수한 상황이다.

1994년 두 번째 우승이래 무려 29년을 벼른 끝에 한국시리즈 재 우승도전에 나서는 LG는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 쾌조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내내 선두권에서 경쟁했으며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고 투타균형을 내세워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정규시즌에서도 LG는 kt를 10승 6패로 꺾었다.

29년만의 우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야구 매니아인 LG 오너가를 TV 생중계 화면에서 확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광모 LG회장은 물론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방계 오너일가도 야구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은 현 LG트윈스 구단주이며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경남중 재학 당시 야구선수로 활약했을 정도로 야구매니아다. LS그룹 오너일가의 야구 애정도 각별하다. 

그룹의 주력인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 20조7094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이라는 고실적을 달성해낸 상황에서 LG트윈스의 도전이 그룹분위기를 축하하고 고양시켜주는 촉매제가 돼 줄 것을 기대하며 LG그룹 총수들이 구장방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LG유플러스도 응원방송으로 이런 분위기에 가세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에서 7일 ‘한국시리즈’ 1차전과 11일 4차전에 맞춰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 '스포키 라이브톡'을 진행하며 LG트윈스의 승리를 응원할 예정이다.

7일 오후 6시 15분부터 진행되는 1회 라이브톡에는 박용택과 유희관이, 11일 오후 1시 45분부터 진행되는 2회 라이브톡에는 박용택과 1994년 LG트윈스 우승의 주역인 김용수 전 선수가 나온다.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통산 두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KBO리그 막내 kt 위즈 (10구단)의 우승도전기도 각별하다. 

kt는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승패 차 '-14'로 최하위에 처졌다가 6월 이후 급반등해 이후 31승을 보태며 승패 차 '+17'로 정규 시즌을 마친 저력을 보였다.

이어 5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최종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를 3-2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잠실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3선승이면 끝나는 PO 1·2차전을 모두 패해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이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반전기를 썼다.

역대 5전 3승제로 벌어진 PO에서 2패 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이어 kt가 세 번째 기록이다.

그룹의 수장인 김영섭 대표이사가 '역전승부'로 시선몰이중인 Kt 위즈 우승도전 현장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구사할 것인지도 관전거리다. 

또 김 대표의 구장 현장 관전이 이뤄진다면 잠실이 아닌 3·4차전이 열리는 KT위즈 홈구장인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나 4선승이 이뤄지는 결승전 장소가 될 수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 수장들이 출동하는 잠실구장의 경우 LG에서 일해왔던 김 대표가 예우차원에서 피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 대표는 1984년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 이후 LG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 LG CNS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LG유플러스 CFO를 거쳐 지난해까지 LG CNS 사장을 지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강자 LG와 KT그룹은 그간 스포츠 발전과 스포츠 ESG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야구매니아인 LG그룹 최고경영자들과 LG그룹에서 잔뼈가 굵었던 김 대표의 야구경쟁 및 관전기가 이번 한국시리즈를 보는 또다른 묘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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