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1.10 12:00

실적 부진 속…대규모 인물·조직 개편 거론
한종희·노태문·경계현 거취에 관심 쏠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삼성전자가 큰 폭의 변화를 통해 인력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인사는 발표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정설이지만, 현재까지는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에 따른 대규모 개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예년과 비슷하게 12월 초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5일과 6일,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올해 인사에는 최근 부진했던 실적이 하나의 영향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서 12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생활가전 및 TV 사업 역시 경쟁사인 LG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사안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유지 여부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장을 맡으면서 산하의 VD(비쥬얼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고 있는데, 가전 사업을 별도로 이끌 사장급 임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 염두에 둘 가능성도 있다. 

VD·생활가전사업부는 최근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 실적 중 2분기보다 매출이 떨어진 사업부는 VD·생활가전 뿐이다. VD·생활가전의 3분기 합산 매출은 13조7100억원으로 2분기 14조3900억원보다 1조원가량 줄었다. 영업이익도 2분기 7400억원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인 38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VD·생활가전 사업부의 성장을 둔화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들어 3분기 연속으로 봐도 삼성전자 누적 VD·생활가전 매출은 42조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45조500억원) 대비 약 6% 줄었다. 또 누적 영업이익은 1조310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1조4100억원)에 비해 약 7%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VD·생활가전 매출이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봤다. 

한 소식통은 "한 부회장이 2년 동안 TV가 중심인 VD와 생활가전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회사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와 관련,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하마평도 나온다. 노 사장이 담당한 스마트폰 사업은 최근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적자에 시달리는 동안 MX사업부가 적자를 메우며 실적을 방어한 공신으로 평가된다.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5·폴드5'는 물론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 등 3분기 신제품이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며 탄탄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와 네트워크사업부는 3분기 합산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0.06%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저조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3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11.3%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주요 사업 수장들의 임기는 아직 1년에서 2년이 남아있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박학규 CFO(사장)·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임기는 모두 2025년 3월이며,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2026년 3월이다. 하지만 남은 기간과 상관없이 이번 인사에서 변화를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종회 부회장과 함께 투톱체제를 유지했던 경계현 사장도 계속 대표 자리를 지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 사장은 어차피 서브 대표인 만큼, 현재로서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안으로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올해 3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DS사업부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8조9400억원을 기록했는데 3분기에 다시 3조7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누적적자가 12조6900억원으로 12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부문별 사업을 맡을 사업부장들이 70년대생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도 힘이 실리고 있다. 

노태문 사장의 뒤에 있는 임원들은 70년대생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다. 대표적 인물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맡고 있는 용석우 부사장과 MX사업부 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최원준 부사장 등이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60년대생들이 주도해 왔지만, 올해는 사업부장에 70년대생들이 발탁돼 회사가 보다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70년대생 사장들이 각 사업부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내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상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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