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08 13:32

2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9월 대비 2조 확대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7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증가 규모도 다소 확대됐다. 이에 잔액은 사상 최대를 재차 경신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3년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중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6조8000억원 늘었다. 전달(4조8000억원)은 물론, 1년 전(-7000억원)에 비해서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은 1월(-4조7000억원)과 2월(-2조8000억원), 3월(-7000억원)까지 석 달간 감소했다가 4월(2조3000억원)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5월(4조2000억원), 6월(5조8000억원), 7월(5조9000원), 8월(6조9000억원), 9월(4조8000억원), 10월까지 7개월 연속 늘고 있다.

10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조8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주담대는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디딤돌, 버팀목 전세대출 등 정책성 대출 위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달(6조1000억원)보다는 소폭 축소됐다.

주담대는 지난 2월(-3000억원)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뒤 지속 증가 중이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만기 개선, 정책모기지 공급 속도 조절 등의 효과로 8월 이후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기타대출도 1조원 늘었다. 추석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월초 연휴 소비자금 및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늘면서 증가 전환했다.

10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86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8조5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주담대 잔액은 839조6000억원으로 40조8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 잔액은 245조7000억원으로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자료제공=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금융권을 더한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0월 중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8000억원 늘었으나 제2금융권에서는 5000억원 줄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7개월 연속 늘어난 가운데 올해 중 최대 증가폭을 시현했다. 2021년 9월(7조8000억원)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10월 중 금융권 주담대는 제2금융권(-6000억원)에서 줄었지만 은행권(5조8000억원)에서 늘면서 총 5조2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은행권(1조원)과 제2금융권(1000억원)에서 모두 늘어 총 1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0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전월 기저효과로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 측면이 있으나 향후에도 경각심을 가지고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차주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의 연내 발표 등 대출 심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한 시중은행 창구. (사진=이한익 기자)
서울시 한 시중은행 창구. (사진=이한익 기자)

한편 금융위는 최근 가계부채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현 정부(2022년 2분기~2023년 2분기) 들어 가계부채 총량은 감소됐고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도 0% 수준"이라며 "과거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가계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대출이 증가한 4~10월 증가폭은 월평균 3조7000억원"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팔랐던 2020~2021년(9조7000억원)의 38%, 과거 9년간 평균 증가폭(7조4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주택시장 안정, DSR 대출규제 안착 등의 효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2003~2004년 카드 사태 이후 18년 만에 최초"라고 강조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105.4%에서 2022년 104.5%, 2023년 1분기 101.5%로 하락 중이다.

가계부채 누적에 따른 금융위기 발발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건전성, 가계 상환능력, 국제기구 평가 등에 비춰볼 때 현 시점에서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위기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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