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09 14:10

"고금리 장기화로 하방압력 남아있어…통화정책 긴축기조 바람직"

(자료제공=KDI)
(자료제공=KDI)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5%에서 1.4%로, 내년 성장률은 2.3%에서 2.2%로 각각 수정했다. 지난 8월 전망 대비 0.1%포인트씩 낮췄다.

반면 물가 전망치는 올렸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5%에서 3.6%로, 내년은 2.5%에서 2.6%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는 올라가는 모습이다. 

KDI는 9일 '2023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건설투자는 지표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며 "수출은 글로벌 교역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부진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또 "대내외 경제를 종합적으로 보면 향후 우리 경제는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겠으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경제도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낮은 성장세에 머무르겠으나 글로벌 반도체경기 상승으로 우리 수출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2.2%의 성장률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년에도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하방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경기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아주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수출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품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수출도 여행수요의 점진적 회복에 따라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수지는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나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흑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6%, 내년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1%포인트씩 상향됐다. 정 실장은 "내년 말 정도에야 물가가 정상적인 안정목표(2%)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KDI는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물가안정목표를 상당 폭 상회하고 있어 당분간 긴축적인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 실장도 "지금은 긴축적인 기조가 바람직하다"며 "물가안정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통화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한편 우리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요소로는 '중동 지정학적 갈등 고조'와 '중국의 부동산경기 급락'이 꼽혔다. 

우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또 중국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서 중국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실물투자가 크게 둔화되는 경우에도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

KDI는 "거시경제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해 당분간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기 책임성을 강화하고 부실이 누적되지 않도록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추진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환경변화에 원활히 적응하고 경제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진입장벽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교육제도 개편 등 구조개혁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