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11 14:00

SKT '에이닷 전화' 텍스트 바꿔주고, 다시 듣고, 요약까지 '굿'

SK텔레콤 부스에 설치된 '에이닷' 모형.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 부스에 설치된 '에이닷' 모형. (사진제공=SK텔레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바꿔보고 싶었던 사람에게 가장 큰 문제였던 '통화녹음'이 해결됐다.

아이폰은 제조사인 애플의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 통화녹음을 불법으로 정하고 있어 관련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다.  

하지만, SK텔레콤의 AI 개인비서 서비스인 에이닷(A.)의 아이폰 앱 '에이닷(A.) 전화'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통화녹음이 한 번에 해결된 것.

제조사가 아닌 통신사가 해답을 내놨다. 비싼 요금으로 핀잔만 듣던 통신사가 이번에는 값을 제대로 한 셈이다. SK텔레콤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안드로이드폰만 써왔던 기자도 이번 기회에 '아이폰15'를 구매했다. 지금은 사업을 접은 LG전자의 '옵티머스뷰'로 스마트폰에 입문한 이후, '갤럭시 Z 플립3'까지 10년 넘게 안드로이드폰을 벗어나지 못했던 기자다.

지난달 아이폰15 일반 모델을 구입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역시 '통화녹음'이었다. 이미 맥북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애플 생태계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적응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통화녹음은 직업상 꼭 필요한 기능이었고, 일상에서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괜히 연예 커뮤니티에서 피프티피프티 사태의 승리자가 '갤럭시'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출처=SK텔레콤 에이닷 앱)
(출처=SK텔레콤 에이닷 앱)

아이폰을 배송받은 후 가장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SK텔레콤의 에이닷 앱이었다. 이를 위해 통신사도 SK텔레콤으로 변경했다. 역시 차별화된 서비스는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

지난달 24일 출시된 에이닷 전화는 AI가 통화 내용 맥락 분석, 통화 유형 분류, 요약까지 제공해 업무와 일상관리의 영역을 확대한 새로운 전화 서비스다. 

에이닷 전화를 사용하면 아이폰에서도 통화 내용을 자동 녹음하거나 필요할 때 통화 화면에서 수동으로 녹음 기능을 켤 수 있다. 전화를 걸 때는 에이닷 앱의 AI 전화 메뉴에서 키패드로 직접 번호를 입력하거나, 에이닷 전화 홈에서 통화 기록이나 연락처를 탭 한 뒤 발신하면 된다.

통화한 뒤 기본 통화앱을 열어보면 직전 통화목록 밑에 작게 에이닷 음성 통화라고 써있다. 이후에는 이 목록을 눌러주면 에이닷 전화로 통화가 바로 된다. 

전화를 받을 때도 에이닷 전화 가입자는 에이닷 전화로 수신하게 된다.

통화가 종료되면 녹음 파일이 생성되고, 녹음 파일은 STT(음성-텍스트 변환) 변환을 통해 말풍선이 그려진 채팅 형태로 제공된다.

SK텔레콤의 에이닷 전화를 사용하면 아이폰에서도 음성녹음을 할 수 있다. AI가 대화 내용을 판단해 제목을 달고 텍스트 변환도 제공하며, 텍스트를 누르면 재생도 된다. (사진=허운연 기자)
SK텔레콤의 에이닷 전화를 사용하면 아이폰에서도 음성녹음을 할 수 있다. AI가 대화 내용을 판단해 제목을 달고 텍스트 변환도 제공하며, 텍스트를 누르면 재생도 된다. (사진=허운연 기자)

실제 사용해 본 결과 발음이 아나운서 수준이 아니라면 텍스트 변환이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아도 텍스트가 제공되는 만큼, 들여다보면 쉽게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언제 어떤 말을 했는지 볼 수 있어, 해당 지점의 말풍선을 터치하면 바로 음성을 듣고 확인할 수 있다. 음질도 제법 훌륭하다. 

일부에서는 고객의 통화를 기업이 녹음한 뒤 녹취록과 요약본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는다.

통화녹음의 여부가 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있는 것이 좋다. 사람은 언제나 잘못 들을 수 있고 대충 들을 수 있다. 

통화 녹음 파일은 앱 데이터 형태로 이용자 단말기에만 저장되며, 생성 후 1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고 한다 AI 요약 이후 서버에서는 즉시 삭제된다는 설명이다.

만약 결합 할인 등으로 SK텔레콤이 아닌 다른 통신사에 묶여있다면 잠시 기다려 보자. KT와 LG유플러스도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 개발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벌써 11월. 수능에, 연말연시에, 입학식까지 '대목'이 줄줄이 다가온다. 선수는 뺐겼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더는 미룰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