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1.10 10:56

"총알 한 발도 안 준다" 공약 실행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출처=로베르토 피초 페이스북)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출처=로베르토 피초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로베르토 피초 신임 총리가 이끄는 슬로바키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안을 폐기했다. 

8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전임 정부가 마련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전임 과도정부가 임기 막판에 마련한 군사 지원안은 140기의 방공미사일과 125㎜ 폭탄 5000여 발, 400만발의 소화기 총탄 등 4000만유로(약 562억원) 규모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취임한 피초 총리는 선거유세 기간 우크라이나에 단 한 발의 총알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이날 이를 실천했다.

피초 총리는 "유럽연합(EU)이 무기 공급국에서 평화 조성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EU가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을 중재해야 한다고 입장이다.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승리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면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인 슬로바키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군이었다.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최초로 지원했고,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을 위해 국경도 개방해왔다.

그러나 인구의 80% 이상이 슬라브계인 슬로바키아는 전통적으로 친러시아 정서가 강한 편인 데다, 친서방 정부의 실정까지 겹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서방 진영에서 최초로 이탈한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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