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11.15 12:00
플라즈마를 이용한 레이저 펄스 압축 (그림제공=UNIST)
플라즈마를 이용한 레이저 펄스 압축 (그림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허민섭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교수팀이 세계 최고 출력 레이저보다 더 강력한 레이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1985년 모로우 교수가 발명한 '처프 펄스 증폭(CPA) 기술'을 통해 레이저 세기를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수 페타와트(1000조 와트)까지 레이저 출력이 가능하다. 과학계에선 그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한 엑사와트 또는 그보다 더 강력한 제타와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빛의 출력과 맞먹을 만큼의 초고출력의 레이저는 에너지를 마이크론(0.001㎜) 크기의 좁은 공간에 집중시키면서 에너지를 펨토초 극히 짧은 펄스로 압축하면 된다.

하지만 레이저의 에너지가 일정 크기 이상 커지면 압축에 사용되는 '회절 거울'이 파손된다. 페타와트 레이저를 얻기 위한 회절 거울은 크기가 1m 정도다. 엑사와트 이상의 레이저를 얻기 위해선 수백미터 크기의 회절 거울이 필요한데, 사실상 제작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회절 거울 대신 플라즈마를 사용해 레이저 펄스의 압축 문제를 해결했다.

이온화된 상태인 플라즈마는 이미 손상된 물질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한 레이저를 넣어도 더 이상의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 광학적으로 빛을 분산시키는 성질 또한 가지고 있다. 플라즈마를 회절 거울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면 훨씬 더 강한 레이저 펄스로 압축할 수 있게 된다. 연구결과는 네이터 포토닉스에 지난 13일 게재됐다.

허민섭 교수는 "플라즈마는 기존의 회절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고 더 이상 손상이 되지 않는 물질이므로 기존 CPA 기술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몇 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플라즈마 만으로도 엑사와트 이상의 초강력 레이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희용(왼쪽부터) 교수, 허민섭 교수, 스트라스클라이드 야로스진스키 교수(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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