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15 15:39

윤 대통령 정치선언 직후 지근거리 보좌 '복심'

지난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숭모제례'가 열렸다. (사진제공=더퍼블릭)
지난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숭모제례'가 열렸다. (사진제공=더퍼블릭)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산업화의 아버지'로 평가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존경심을 드러내며 보수층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가 드러나 보수층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지역 정가 일각에서 제기된 마타도어(흑색선전) 논란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순방 일정부터 지난 1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이르기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앙하면서 보수층의 표심을 다져온 게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였다. 

지난 14일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일대 광장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탄신 106돌 문화행사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 안주찬 구미시의회 의장 등 기관 및 단체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 3000여명이 참석했다.

국무회의 주재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준비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윤 대통령은 강명구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비서관을 통해 축전을 대독하게 했다.

윤 대통령은 축전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뤄낸 산업화는 민주주의 발전에 튼튼한 기반이 됐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엄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구미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급이 아닌 비서관을 통해 축전을 대독하게 한 것은 지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석급이 아닌 비서관이 축전을 대독한 것은 구미지역 유권자를 무시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흑색선전'이라는 지적이 우세한 분위기다.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축전 대독은 강명구 비서관이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해 대독자로 관철됐다는 일부 주장과는 달리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대리참석이었다고 한다. 행사 당일 국무회의 주재 및 APEC 참석 준비로 도저히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윤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강 비서관이 대신 참석, 축전을 낭독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존경심을 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 106돌 행사에 강 비서관을 대리 참석시켜 축전을 대독하게 했다는 것은 그만큼 윤 대통령이 강 비서관을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강 비서관은 2021년 6월 윤 대통령이 정치 선언을 한 직후부터 실무진으로 영입된 뒤 대선후보 일정과 메시지를 기획하는 일정총괄팀장으로 활동했고, 대통령실에선 국정기획비서관직을 맡아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구미 출신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 일대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구미시와 정치권의 가교 역할을 하는 등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기념 행사 축전을 비서관이 대독했다고 해서 대통령이 구미 지역민을 무시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다 보니 흑색선전이 고개를 드는 모양인데, 이런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는 당사자를 발본색원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별렀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구미 발전을 위해서라도 윤심(尹心)이 실린 인사가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게 지역민심"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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