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16 15:33

소영철 서울시의원 "3334억 쏟은 저감 대책 효과 의문"

소영철 서울시의원. (사진제공=소영철 서울시의원)
소영철 서울시의원. (사진제공=소영철 서울시의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해 24.0㎍/㎥까지 떨어졌던 지하철 초미세먼지 수치가 올해 40.5㎍/㎥로 다시 수직 상승한 가운데, 서울 지하철 지하역사 10곳 중 8곳은 환기설비가 내구연한을 넘긴 '노후 설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소속 소영철 서울시의원이 최근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해 16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지하역사 250곳 가운데 197개 역, 79%의 환기설비가 법정 내구연한 20년을 넘은 노후 설비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철 1~8호선 역사 중 월평균 초미세먼지 수치가 1년 내내 법정 기준치(50㎍/㎥)를 넘어선 역사는 34곳에 달했고, 1호선은 노선 평균이 법정 기준치를 초과했다. 종각역은 일평균 최고 수치가 617.1㎍/㎥까지 치솟기도 했다.

소영철 의원은 "그동안 서울시와 환경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공기질 개선을 위해 투입한 돈이 3334억에 달하는데, 사실상 효과가 없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통행량 감소에 의한 착시가 걷히자 저감 대책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실제 초미세먼지 수치는 이용객 수, 열차 운행 횟수와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기질 개선에 가장 중요한 환기설비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대책이 무용으로 돌아선 가운데, 노후 환기설비 개량은 현저한 저감 효과를 낸 것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소 의원은 "지난해 3월 환기설비가 개량된 미아역과 쌍문역은 같은 해 2월 각 152.6㎍/㎥, 152.8㎍/㎥의 초미세먼지 수치를 보였으나, 올해 2월에는 49.5㎍/㎥, 44.5㎍/㎥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 초 개량된 이촌역, 일원역, 안국역, 녹번역도 작년 8월 대비 올해 같은 달 ▲111.5→37.3㎍/㎥ ▲61.6→32.4㎍/㎥ ▲55.1→20.4㎍/㎥ ▲54.3→27.0㎍/㎥로 각각 개선됐다. 이 외에도 모든 개량 역사에서 비슷한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설비 교체는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당초 28개 역사를 목표로 수립했던 개량 계획은 고작 14곳만 착공까지 이어졌다"며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 5년간 44개 역사의 환기설비를 교체할 계획이지만, 재정난을 겪는 공사의 여건을 고려하면 또다시 축소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기청정기, 터널 전기집진기, 살수배관 설치 등 사실상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고 결론 난 저감 대책들에 여전히 수백억의 예산 계획이 잡혀 있다"며 "향후 고비용 저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노후 환기설비 개량과 같이 성과가 검증된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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