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16 18:21

음식점 사장 "국회의원 아들이 운영한다 해서 문제있는 것처럼 왜곡… 너무 억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5일 B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언급한 여의도의 한 식당. (사진=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5일 B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언급한 여의도의 한 식당.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둘러싸고 이른바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격의 사건이 발생해 여의도 정가가 떠들썩한 분위기다. 

이준석 전 대표가 했던 말이 타이밍도 절묘하게 곧바로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지라시(사설 정보)가 돌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한 의혹의 시선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1~2주 안에 현 국민의힘 지도부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친윤(친윤석열) 인사들 간 이전투구가 벌어질 것"이라며 그 근거로 "친윤 인사들이 상호 간에 비위를 조금씩 폭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1~2주 사이에 아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가 정리되고 나면, 어르신 보수층에서는 '최근에 보니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원하게 싸우네, 이 사람을 비대위원장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저는 둘 중 하나라고 본다. 결국 스타 장관 이러면서 띄워놨기 때문에 한동훈 장관이 (비대위원장) 해보려다 안 되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정도 이렇게 지도 체제를 가져가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지도체제를 확 바꿀 것이란 말씀인가. 근데 사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입장에서는 대선 때 도운 공이 있고, 윤석열 대통령이 당에 착근하는데 역할을 했는데 사실상 용도 폐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질문엔 "저는 이런 생각이 든다. 최근 여의도에서 들리는 얘기 중에 가장 놀라운 게 윤핵관들로 지목된 사람들의 상호 간 비위가 조금씩 폭로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아직까지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까지는 아니지만 자잘한 것들, 예를 들어서 윤핵관 중에 하나가 무슨 가족이 여의도에 음식점을 열었는데 거기가 어떻고 이런 게 막 돈다"며 "그 의미는 결국 고삐가 풀렸다는 건데, 예를 들어 윤핵관 4명 중에 2명이 죽을 것 같으면 그 2명이 나머지 2명을 때리고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윤핵관들 사이에) 정말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이전투구가 벌어질 것"이라며 "저는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예상되기 때문에 참 난감하다"고 꼬집었다.

공교롭게도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인터뷰 직후 여의도 정치권에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조만간 종료되고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도 있다는 내용을 비롯해 친윤 인사들의 비리내용이 담긴 지라시가 돌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5일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내부. (사진=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5일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내부. (사진=원성훈 기자)

특히 이 지라시에는 친윤 인사들을 겨냥해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여의도 음식점'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은 물론, 이밖에도 '사학비리' 및 '땅 비리 의혹'이 있었고 이런 내용이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향후 정국에 대한 여러가지 억측이 난무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윤 인사들을 겨냥한 '사학‧땅 비리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으로 새로울 게 없는 루머"라며 "이런 것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롭게 보고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해당 음식점을 기자가 16일 직접 방문했다.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자리한 해당 음식점은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부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이다. 이 업소의 사장은 기자에게 "고사리육개장과 동백해장전골, 제주식 해장국 등이 주 메뉴이고 지난 9월 중순경 개업했다"고 말했다.

'월 매출이 2억원이라는 말이 돌던데 사실이냐'는 물음엔 "월 매출이 2억원이라면 소원이 없겠다. 지난 9월 개업했을 때의 매출은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였고, 10월엔 6000만원 정도를 찍었다"며 "매출이 상승 추세로 들어선 건 사실이지만, 월 매출이 2억원이라는 건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친이 국회의원이라 국회 관련 손님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개업 당시에 (아버지가) 홍보도 안 해주고 해서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선 자기 인생 자기가 살라는 주의여서 본인 인맥을 동원해 도와주고 그런 성향이 아닐뿐더러, 저 역시도 부모에게 기대고 그런 성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5일 B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언급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의 주 메뉴. (사진=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5일 B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언급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의 주 메뉴. (사진=원성훈 기자)

음식점 사장은 "저희 부부는 매일 용인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을 한다"며 "대부분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상황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저희도 아이가 있는데 3주 동안 하루도 못 쉬고 장사한 적도 있어서 아이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 얼굴도 못 볼 정도로 열심히 장사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상한 내용의 지라시가 도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저희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 국회의원 아들이 운영한다 해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을 보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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