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18 00:05

야당 관계자 "'이준석 신당 확장성 제로…민주당에 '조·추·송' 엄청 부담스런 존재"

강신업 변호사. (사진출처=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강신업 변호사. (사진출처=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내년 4월 총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의힘에게는 이른바 '이준석 신당'이라는 복병이 언제든지 수면위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고, 민주당은 비명계(혁신계)가 독자적 세력화에 나서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과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을 비롯해 이른바 '조·추·송'으로 불리는 '조국·추미애·송영길 신당'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선거제도 개혁이 준연동형으로 안착될지 병립형으로 정리될지에 따라 이른바 '신당 창당 바람'이 찻잔속의 미풍으로 끝나게 될지 본격 태풍으로 정치권의 지형을 뒤바꿔 놓을지도 관심사다.  

총선을 5개월 정도 앞둔 상태에서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두 명의 정치 전문가는 1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강신업 변호사는 "결국은 이제 비명계(비이재명계) 정당이 탄생한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과 '비명계 정당'에다가 비명계도 아니고 '이재명 당'도 아닌 소위 '조국 신당'이든 아니면 '송영길 신당'이든 이런 형태의 정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결국 민주당은 분열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조·추·송으로 불리는 조국·추미애·송영길은 어떤 변수를 만들어 내겠느냐'고 묻자 "이 사람들은 비명계와는 결이 또 다르다"며 "결이 다른 정도가 아니고 민주당 주류 측에서는 이 사람들을 배제하고 갔으면 하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선거제도가 총선과 관련한 모든 이합집산의 형태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병립형으로 가느냐 연동형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긴 하다"며 "연동형으로 가게 되면 송영길 같은 경우에도 비례 신당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조국 같은 경우, 민주당 경선에서 공천권을 따낼 가능성이 희박한 사람들을 모아서 비례 정당을 창당한다면 민주당은 3조각으로 나눠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거나 민주당에서 공천 받기 어려운 사람들은 공천을 못 받을 것이 확실시 되면 그게 바로 비명계가 되는 것"이라며 "조국이 깃발 들고 이런 사람들을 모아서 총선 직전까지 현역 의원 기준으로 많게는 10명 내지 15석까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일종의 협박이다. 이재명을 상대로 일단 협박을 하는 것"이라며 "이재명은 내년 총선에 자기 운명이 달렸기 때문에 제 성질대로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막판에는 비명계를 끌어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이재명은 이른바 '이재명 당'을 만들어서 총선에서 승부해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면 그냥 밀어붙일 수도 있다. 결국 비명계의 원심력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일지를 가늠해 본 후에 비명계에게 일정 부분을 양보하고 같이 갈지 아니면 그냥 '이재명 당'으로 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준석 신당은 실제로 만들어질까'라는 질문엔 "이준석이 지금 하는 짓은 그냥 블러핑(실제로 하지는 않으면서 제스처만 쓰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준석이 여당내에서 자기의 정치적 지분을 인정해달라고 떼쓰는 것이고 자신이 만족할 만한 것을 얻어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그런 스탠스로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윤 대통령이 이준석에게 상당한 실망을 했기 때문에 아예 배제하고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그래서 그냥 시간에 밀려서 자기가 한 말은 있고 그래서 그냥 창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준석이 국민의힘에 그냥 남아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건 수면하에서 여권으로부터 뭔가 받은 것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준석의 성공 여부도 결국 연동형 선거제로 가느냐 병립형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파괴력이 현저히 다를 것"이라며 "병립형으로 간다면 창당한다 해도 실패할 확률이 크다. 과거 민생당의 당세가 컸을 때도 전국 득표 3%를 못넘겼던 전례를 보면 병립형으로 간다면 과거 민생당에 비해 당세가 현저히 약할 것으로 평가되는 '이준석 신당'은 실패할 확률이 상당히 커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태섭·양향자 중심의 신당은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물음엔 "양향자는 보수 쪽의 위성 정당을 노렸던 게 아닌가라고 보고, 금태섭은 성향 자체가 보수인지 진보인지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사진=원성훈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사진=원성훈 기자)

야권의 한 중진의원의 보좌진은 우선 "비명계라는 말부터가 맘에 안 든다. 혁신계라고 불러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16일 혁신계 4명의 의원이 '원칙과 상식'이라는 모임을 공식적으로 띄웠다"며 "이제 혁신계는 12월 중순 경까지 당내에서 친이재명과 공정한 공천룰 등을 놓고 싸워볼 것이고 그래도 친명계가 변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그때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칙과상식 모임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엔 "정치적 생존권이 걸려 있는 문제라서 쉽게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자기 목에 칼날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 칼날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도 바로 눈앞까지 와도 나만큼은 저 칼날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의원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탈당해서 신당을 차린다면 현재 구도에서 당선이 힘들다. 민주당을 깨지 않고 혁신계 의원들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 지역으로 나가면 당선이 쉽다고 생각하기에 풍찬노숙 즉, 탈당후 창당을 선택하기는 무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물이 뜨거워져도 나만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구리 격이냐'는 질문에 "쉽게 말해서 그런 것"이라고 인정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공천 상황에 따라서 그것은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무슨 얘기냐면 이재명의 악행이 얼마나 심하게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향후에 '원칙과 상식'같은 혁신계 조직에 좋은 사람들이 들어올지 말지가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에 대해선 "이준석은 지금이 주가가 제일 높을 때인데 실제로 '이준석 신당'이 창당된다면 그것은 확장성 제로(0)"라며 "이준석의 입장에서는 '이준석 신당'에 대한 이미지를 이준석 스스로가 빨리 떨궈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례로 이준석과 유승민이 결이 같다 치더라도 유승민이 스스로 '이준석 신당'으로 걸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리한다면 대선 후보로서 자격 자체가 없는 것이기에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은 지금부터 몸을 굉장히 낮춰서 자신이 주도하는 신당의 분위기가 아닌 비윤(비윤석열계)의 구심점으로 신당을 만들어야만 가능성이 있는데 이준석 자신이 신당을 주도하려고 해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지적했다. 

'조국과 송영길 문제는 어떻게 보느냐'고 하자 "여기는 선거제 개혁하고 맞물려 있고 조국은 송영길과 손을 잡을 생각이 단 1%도 없다. 게다가 추미애도 멀쩡한 민주당을 버리고 신당으로 갈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 추미애, 송영길 모두가 엄청 부담스러운 존재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제가 준연동형으로 갈지 병립형으로 갈지에 대해 묻자 "기본적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이해관계상 무조건 병립형으로 가게될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당내의 기류를 보건 그동안 해왔던 과거를 보건 간에 노골적으로 지금부터 그렇게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재명의 입장에서는 고민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내년 1월쯤 되면 선거제 협상이 시간적으로 막판에 몰리게 되고 그러면 그때 가서 병립형으로 국민의힘과 슬쩍 합의해주면서 시간적 한계상 바로 총선모드로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그는 "여하튼 모든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의 양상이 구체화되는 것은 12월 중순 이후가 될테니 그때 가서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또 다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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