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11.21 18:17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제주시 동쪽송당 동화마을 내 국내 최대 리저브 매장인 ‘더제주송당파크R점’을 선보였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제주시 동쪽송당 동화마을에서 국내 최대 리저브 매장인 ‘더제주송당파크R점’을 열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스타벅스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내놓는 신메뉴마다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 가운데, 맥주 판매를 처음 시작한 여주 자유컨트리클럽(CC)점과 더불어 특화 매장 ‘더(the) 매장’이 모객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스타벅스의 이러한 흥행 질주에 '이마트의 캐시카우'라는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인 SKC컴퍼니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67억원이다.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205억원, 3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3%, 23.4% 역성장했지만, 3분기에는 498억원을 거두며 87.2% 반등했다.

이는 이마트 계열사 중에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 넘는 계열사는 스타벅스가 유일하다. 매출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3분기 누적 2조1485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했다. 오는 4분기까지 지난해 매출 2조5939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스타벅스의 실적 개선 요인은 신메뉴의 연이은 흥행과 특화매장의 성공적 안착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출시한 ‘클래식 밀크티’의 경우, 출시 보름 만에 누적 판매 100만잔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매일 6만6000잔 이상이 꾸준히 팔리는 등, 1초에 1잔 이상이 주문되고 있다. 지난달 선보인 가을 프로모션 음료인 ‘마롱 헤이즐넛 라떼’도 출시 첫날에만 7만잔이 넘게 팔리며 일부 매장에서 조기 품절 사태를 빚었다.

올해 7월에 북미지역에서만 판매하던 트렌타 사이즈(887㎖)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에 첫 도입한 점도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출시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잔을 넘기자, 당초 9월까지 한정 판매하려던 계획을 접고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

특화 매장 역시 고객 발걸음이 쇄도하고 있다. 올해 7월 경기도 여주에 소재한 자유 CC점에서 시작한 맥주 판매는 세간의 우려를 깨뜨리고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해당 매장은 골프장에 특화한 전문매장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에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고급 원두를 사용한 ‘커피맥주’ 355㎖를 1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고가에도 불구하고 일 평균 40잔 이상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1일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특화매장인 더북한R점을 리뉴얼 개장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는 21일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특화매장인 더북한R점을 리뉴얼 개장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매장 명소화 전략으로 탄생한 ‘더 매장’도 순항 중이다. 올해 8월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 문을 연 ‘더 여수돌산DT점’은 평일 1500여 명에서 주말 2000여 명 정도가 찾고 있다. 오픈 초기 일평균 2000명 안팎의 방문객이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은 스페셜티 커피(우수등급 커피)를 보유한 ‘R(리저브)’을 비롯해 ‘DT(드라이브 스루)’, ‘커뮤니티스토어(상생)’, ‘더 매장’, ‘일반 매장’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리저브와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해외에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더 매장은 국내에만 있는 특화 매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더 매장이 실험적 매장이기에 실패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었지만,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매장 리뉴얼, 신메뉴 출시 등 소비자 요구에 즉각적으로 부응한 마케팅 전략이 스타벅스의 실적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2021년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로 매 분기마다 발생하는 PPA(기업인수가격배분) 상각비 부담이 줄어들고, 최근 몇 년 동안 잉여현금 감소에 고민 중인 이마트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의 질주와 달리 경쟁사들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업계 2위인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282억원으로 스타벅스와 비교해 2조원 안팎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도 투썸플레이스가 같은 기간 219억원을 기록해 스타벅스와 1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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