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1.22 14:34
지난 7월 재오픈한 이마트 더타운몰 킨텍스점의 트레이더스 매장에 고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지난 7월 재오픈한 이마트 더타운몰 킨텍스점의 트레이더스 매장에 고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사업에 전력을 다했던 유통업계가 다시 '오프라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온라인보다 열세로 평가받았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고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겠다는 승부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부터 온라인을 주력으로 삼았던 유통업체까지 오프라인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통해 이마트의 본질적 경쟁력인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안 중단된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며, 내년까지 5개 점포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신규 점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강화 움직임은 지난 17일 경영전략실장 교체에서도 나타난다. 8년 만에 경영전략실장으로 발탁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그룹 내에서 부동산 개발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특히 오프라인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어, 임 대표의 낙점은 오프라인 사업 강화라는 그룹의 방향성을 대변한다는 관측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경영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경영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는 신규 점포 출점과 함께 기존 점포의 재개장인 ‘리뉴얼’을 병행하며 오프라인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마트는 올해 850억원을 투입해 점포 10곳을 재단장했다. 서울 월계점과 인천 연수점, 일산 킨텍스점 등 3곳의 매장은 기존 매장과 다르게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복합몰 형태인 ‘더타운몰’로 재개장했다.

해당 매장은 체험형 콘텐츠를 기존 매장에 접목하면서 쇼핑뿐만 아니라 외식과 레저,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원스톱’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더타운몰 킨텍스점은 리뉴얼 이후 2주간 전년 대비 32%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누적 고객 수도 약 20만명을 돌파하며 모객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다만 인건비와 운영비 등의 고정비용 지출과 이로 인해 온라인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가격경쟁력은 오프라인 강화를 위한 남겨진 숙제다. 이마트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사 오프라인 유통 3사의 통합소싱에 나서 매입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동종업계인 롯데마트와 슈퍼 역시 통합소싱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결과, 올해 실적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연간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무신사 홍대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제공=무신사)
무신사 홍대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제공=무신사)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업체들도 오프라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오프라인 강화를 통해 성장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무신사는 최근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홍대’ 개점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오프라인 매장 5개를 추가 오픈한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20개가 넘는 매장을 출점해 오프라인 매장을 30호점까지 늘릴 방침이다.

무신사의 이러한 전략은 온라인 시장만으로 성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 소매 오프라인 판매액은 약 133조원으로, 온라인 쇼핑 판매액 52조원의 세 배 가까운 규모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았음에도 패션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시장이 주력 무대인 것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무신사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내년 30호점까지 늘릴 예정”이라며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온·오프라인의 사업 비중을 절반씩 비슷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온라인 패션 시장을 장악했다. 그럼에도 무신사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3.7%, 2021년 11.6%, 2022년 0.5%로 내리막을 타고 있다.

무신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을 통일해 오프라인의 약점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판매가와 할인율이 동일해도 적용되는 쿠폰이 달라 최종 구매가는 온라인 구매가 저렴한 상황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적용하는 쿠폰 할인을 추후 오프라인에서도 제공하기 위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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