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1.25 08:00

수정 경제전망 발표…물가 '상향' 확실, 성장률 '하향'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월 19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월 19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오는 30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3.50%인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열리는 것인데 올해 마지막 회의다. 다음 기준금리 논의는 내년 1월이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매년 3·6·9·12월을 제외하고 8번 열린다. 

일단 이번에도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도 다시 내놓는데 성장률은 '유지' 내지는 '하향', 물가는 '상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은 기준금리는 2020년 코로나19 발발 여파로 같은 해 5월 0.50%, 역대 최저까지 내려간 뒤 쭉 동결되다 2021년 8월부터 인상되기 시작했다. 8월과 11월 0.25%포인트씩 두 차례 올라 2022년 1.0%로 시작한 기준금리는 이후 빠르게 인상됐다.

작년에는 2월을 제외한 7번의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가 올랐다. 5월과 8월에는 빅스텝, 즉 0.50%포인트 인상이 단행됐다. 1년 만에 2.25%포인트가 올랐다. 올해 1월에도 0.25%포인트 인상돼 3.50%에 도달한 기준금리는 2월부터 지속 동결되고 있다. 

시장은 이번에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올리거나, 내릴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도 끝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금통위는 기존처럼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의 '매파적 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며 "10월 금통위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유가 안정으로 추가 인상 명분이 약화됐다. 이를 고려하면 만장일치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방향성을 점검하자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근원물가의 하락세가 이어지지만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에 따른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감을 지적할 것으로 판단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4.1% 수준인 점도 부담"이라며 "개인 신용대출은 감소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완만하게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점도 한은의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시킬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11월 금통위에서는 동결을 선택하되 최근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대응 차원에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한편, 한은은 이날 새로운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은 1.4%, 내년은 2.2%로 각각 제시했다. 1분기(0.3%), 2분기(0.6%), 3분기(0.6%) 성장률을 고려할 때 4분기에는 전기 대비 0.7% 성장하면 연간 1.4% 달성이 가능하다.

이번에 내놓을 성장률은 유지 내지 소폭 하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7일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은 1.4%, 내년은 2.2%로 내다봤다. 한은의 8월 전망치와 동일했다.

반면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 20일 '2024년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은 1.3%, 내년은 2.0%로 제시했다. 산업연구원은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은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른 소비 성장세 둔화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내년은 2.0% 수준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취합한 8개 글로벌 투자은행의 우리나라의 성장률 평균치는 올해 1.3%, 내년 2.1% 수준이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낮다. 한은이 내놓을 전망치를 통해 4분기 우리 경제를 어떻게 관찰하고 있는지 드러날 예정이다. 

물가 상승율은 상향이 불가피하다. 한은은 지난 8월 물가상승률을 올해 3.5%, 내년 2.4%로 각각 제시했으나 지난 2일 "최근 유가, 농산물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향후 물가흐름은 8월 전망경로를 웃돌 것"이라며 전망치 상향을 예고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월 경제 브리프'에서 "소비물가는 서비스물가 오름세 완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둔화되겠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가격 불확실성으로 한은의 목표수준(2.0%)을 상회할 것"이라며 올해 물가상승률은 3.7%, 내년은 2.7%로 각각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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