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24 17:30

"서울시, 기존 모든 행정절차 무시…서남권 주민 77.9%, 문래동 방림방적 터 건립 희망"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정태 제2세종문화회관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서울 서남권 주민 77.9%가 영등포구 문래동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희망했다"며 "그럼에도 서울시의 중장기 재정계획으로 수립한 1952억에 달하는 예산투입 계획은 물론 중앙정부의 중장기 투자심사까지 모든 행정절차마저 무시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의 염원은 장기간 방치된 유휴부지를 활용해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전문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공연시설 현대화와 기능을 분산·확장하는 문화복합전문시설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정태 제2세종문화회관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제2세종문화회관 주민대책위원회가 공동개최한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공개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토론회는 이날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제2세종문화회관의 건립 계획 추진 변경과 관련한 이슈를 주제로 열렸다.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제2세종문화회관'은 문래동 기부채납지(문래동3가 55-6)에 건립하는 것으로 지난 10여 년간 추진돼 온 사업이다. 2020년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1년말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영등포구의회 및 서울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을 거치는 등 그간 문제없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2023년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애초 부지가 아닌 여의도공원으로 위치를 변경하는 시도가 있었다.

주최 측은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여의도공원으로 사업부지를 변경해 추진하는 것으로 발표하면서 지역주민 등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변경 추진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지자체 차원에서의 공론의 장이나 설득 과정이 전혀 없었던 바, 주민의 요구로 주민단체와 김영주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관해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정태 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정태 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특히 "이번 공개토론회와 관련해 주민단체가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에 참여해 공개적인 설명 및 토론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두 지자체에서는 이를 거부했다"고 개탄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지연 주민대책위원(영등포구의원)이 그간의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사업 관련 경과를 설명했다.

1부 주제발표는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이 '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 조성의 문제점'을 발표하고, 전 서울시의원인 김정태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의 의미와 당위성'을 피력했다. 

김정태 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조준 해 "여의도공원으로의 이전의 근본문제는 자연성을 회복하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와도 모순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여의도공원은 1999년 개관한 뒤 25년간 서울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원 중의 하나"라며 "이곳을 밀어내고 연면적 3만 3000여㎡의 공연장을 건축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고 따져물었다.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서 토론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24일 오후 2시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제2세종문화회관, 이대로 도둑 맞아야 하나' 토론회에서 토론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또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졸속계획과 전시행정에 의한 치적 쌓기 사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영등포구민과 서남권 서울시민들의 꿈이었던 제2세종문화회관은 원래 진행하던 대로 문래동 방림방적 자리라는 적지에 건립돼 서울시와 영등포가 문화도시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후 2부 지정토론에서는 서남권 제2세종문화회관 타당성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본부장, '행정절차의 완료 등 법률적 측면'을 고찰한 박순종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서울의 공간 효율성 전략과 문화적 영향력이란 주제로 홍성용 NCS lab 대표건축사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제2세종문화회관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에 참여한 이태곤 작가는 "서울은 엄연히 강남과 강북이 생활권이나 정서 등이 다르고 동작구와 서초구도 바로 옆이지만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이처럼 서울도 이와 마찬가지로 내용면에서는 여러 개의 도시가 하나로 뭉뚱그려져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이런 맥락에서 여의도도 영등포구에 속해있지 않느냐고 말하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또한 "여의도가 아닌 문래동 지역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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