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1.27 13:30
라이칭더 (사진=라이칭더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대만 야당의 단일화 무산 이후 여론조사 결과, 친미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친중 국민당 후보 간 지지율이 '초박빙'이고, 중도 노선인 민중당 지지율이 상승세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선거 구도가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겠지만 민심이 '중립' 쪽에 쏠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7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야당 단일화 무산 직후인 지난 24∼25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는 28.3%의 지지율로, 2위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28.2%)보다 0.1%포인트(p) 앞섰다. 

단일화 불발 이후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우려하는 세력이 등을 돌린 것이 라이칭더 후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허우유이 (사진=허우유이 페이스북 캡처)

이에따라 허우유이와 '초박빙'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조사에서 국민당 지지율이 31.9%로 민진당(24.7%)을 앞선 것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로 볼 때 라이 후보보다 허우 후보의 확장성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민중당 커원저 후보(24.3%) 지지율이 1·2위 후보와 오차범위 이내라는 점도 놓쳐선 안 될 대목이다. 판을 바꿀 수 있는 변수임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커 후보는 39세 이하 유권자의 절반 이상 지지를 받고 있다.

커원저 (사진=커원저 페이스북 캡처)
커원저 (사진=커원저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민중당 지지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대만 여론조사기관 민의기금회(TPOF)의 11월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민진당과 국민당의 지지도는 한 달 전에 비해 하락했으나 민중당은 상승했다.

실제 10월 각각 27.1%와 26.5%이던 민진당과 국민당은 각각 24.5%와 24.8%로 낮아진 반면 민중당은 17.0%에서 25.3%로 8.3%p 올랐다.

세 당 지지율이 비슷해지고, 민중당이 민진당과 국민당을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건 대만 정치 역사에서 전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4일 단일화 무산 이후 커 후보와 허우 후보는 차례로 총통 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애플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의 창업자인 궈타이밍 무소속 후보는 전격 사퇴했다.

이로써 대만 총통선거는 3파전이 확정됐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볼 때 차후 민중당 커 후보에 더 눈길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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