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1.28 10:29

하위 46개 당협 명단·등수 공개 안 해… 당내 분열 차단 의도

김기현(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204개 당협위원회 중 하위 46개(22.5%)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를 권고했다.

당무감사 결과는 총선 공천 작업의 기초 자료인 만큼 '총선 물갈이'가 본격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특히 국민의힘 전체 현역 의원 111명 중 56명인 영남권 인사들에 대한 이른바 '살생부'로 활용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의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46명의 당협위원장에 대해 당협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공고하기로 했다"며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며, 총선에서는 공천관리위원회에 자세하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관위 출범 전이라 교체 대상자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당무감사위는 해당 46개 당협 이외에 현역 국회의원 중 여론조사 결과 개인 지지도가 정당 지지도보다 현격히 낮은 경우도 문제삼아 이를 공관위에 권고하기로 했다. 

통상 대구·경북(TK)의 경우 당 지지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라 TK의 현역 의원이 추가 컷오프에 포함될 수 있다. 신 위원장은 "46개에 플러스 알파로 '이 사람 공천 다시 고려해 봐라' 하는 차원"이라며 "정당 지지도와 본인 지지도의 차이를 어느 정도로 둬야 할지를 완전히 정하지 못했다"고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우리 당 의원들이 '많은 영남'과 '없는 수도권'과는 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지역별 편차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이번 당무감사가 영남권에 대한 물갈이를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문제가 있는 46개 당협의 명단, 등수, 현역 비율 등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당내 분열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선 현역 의원 22명이 공천 배제 대상에 올랐다는 내용의 이른바 '지라시'가 돌았고, 명단 중 대부분이 TK와 부산·경남(PK) 의원이었다.

다만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당 관계자는 "당무감사 결과는 하나의 권고안에 불과하다"며 "공천에서 인위적으로 통상 40%를 물갈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는 높은 수치도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당무감사 결과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현역 1위는 서울 송파을 지역구인 배현진 의원, 원외 1위는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 위원장은 당초 상위권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이 역시 김기현 대표의 만류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최고위에 보고되더라도 당무감사의 개략적인 결과만 나오는 것이지 명단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김 대표도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당무감사는 전국 253개 당협 중 사고 당협 39개, 조직위원장 신규 임명 당협 10개를 제외한 204개에 대해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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