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1.29 10:31
고(故) 로잘린 카터 여사. (출처=카터 센터)
고(故) 로잘린 카터 여사. (출처=카터 센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긴 피부암 투병 끝에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부인 로절린 여사의 추모 예배에 참석했다. 77년을 해로한 부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공개 석상에 나타난 카터 전 대통령의 모습은 CNN 등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됐다.

휠체어에 탄 채 에모리대학내 교회에 들어선 그는 1시간 반 넘게 이어진 예배를 맨 앞줄에서 끝까지 지켜봤다.

딸인 에이미 린 카터는 추도사에서 울먹이며 카터 전 대통령이 신혼 시절 로절린 여사에게 쓴 편지를 읽어내렸다. 편지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신을 볼 때마다 나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며 "이것이 당신에게는 이상할까요. 나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안녕 당신. 내일까지"라고 덧붙였다.

CNN 방송의 앵커 제이크 태퍼는 "카터 전 대통령이 오랫동안 함께한 부인을 떠나보내며 지금 어떤 심경일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에모리대 내 교회에서 엄수된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 등 생존한 전직 대통령의 부인들도 참석했다. 

미국의 역대 최장수 전직 대통령인 카터 전 대통령은 2015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까지 전이됐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올해 2월부터는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에 들어갔다. 여러 차례 위중하다는 주변의 전언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했다.

부인을 먼저 떠나보낸 그는 이제 77년 든든한 버팀목이자 정치적 지원군이었던 로절린 여사 없이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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