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2.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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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제33대·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 종단장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3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제33대·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 종단장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고(故) 자승 스님(세수 69·법랍 44년)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종단장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예하와 원로의장 불영 자광 대종사를 비롯한 종단 원로스님 및 중진 대덕스님, 불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명종, 개식, 삼귀의례, 영결법요, 헌향헌다, 행장소개, 추도입정, 생전법문,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조가, 헌화, 조전, 인사말씀, 공지사항, 전법선언제창, 사흥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영결식 추도사를 통해 "지난 2월 이 자리에서 인도 순례를 간다 해서 많은 대중이 출발할 때 무사히 다녀오라고 격려하는 말을 하러 왔었다"며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뜻밖에도 오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기약이 없는 곳으로 자승 스님을 보내려고 온 영결식에서 무슨 말을 할지, 말이 나오지 않다“고 애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영결사에서 고인의 생전 업적을 추모했다. "천축국(天竺國) 40여일에 걸친 가행정진길에는 아직도 발자국이 그대로 지워지지 않았고 위례 신도시 상월선원에서 100일동안 앉았던 좌복에는 여전히 따스한 기운이 식지 않았으며 해동(海東)의 삼보사찰을 이어가며 밟았던 순례길에서 떨어뜨린 땀방울은 지금도 마르지 않았다"며 "그 뜻과 의지를 오롯하게 이어받은 상월결사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며 대화상의 수행력과 유훈이 하나로 결집된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포교의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불영 자광 스님도 추도사에서 "자승 대종사는 한국 불교에 전법을 화두로 던진 '포교의 화신'이었다"며 "한국불교의 중흥과 전법도생에 대한 대종사의 원력은 마침내 소신공양 즉 몸을 태워서 부처님께 바치는 일과 자화장 즉 후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화장에 이르기까지 큰 법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이어진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 실장 대독을 통해 "자승 스님은 불교의 화쟁정신으로 포용과 사회통합의 리더십을 실천하신 한국 불교의 큰 어르신이었다"며 "더 나은 세상을 밝히기 위해 원력의 씨를 뿌리자는 자승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연대의 정신으로 어려운 이웃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자승 스님의 극락 왕생을 기원한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조사에서 "큰스님께서 남기신 원융과 화쟁정신은 물론 탁월한 통합과 조정력은 우리 정치권이 배우고 따라야 할 가르침"이라며 "그 뜻을 이어서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데 저희들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종교는 달라도 자승 스님을 향한 추모는 한마음이었다. 천주교의 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김희중 대주교는  "여러 해 동안 지척에서 만나 고견을 나눴는데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며 "불교의 대사회 역할 강조하며 사회통합, 종교간 화합, 고통받는 이웃에게 다가가기 강조한 분. 이 모든 헌신이 헛도지 않도록 종교 지도자들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독교 남북평화재단 이사장 김영주 목사도 "종교 화합과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화합을 위해 앞장서신 분, 성탄절에 조계사에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밝히셨던 분, 남북한 화해를 위해 힘쓰신 분이었다"며 "속세에 사는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세계로 순례를 떠나신 스님의 극랑왕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기획재정부 추경호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장관,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부 인사를 비롯한 각계 종교·사회·문화·학계·재계 인사들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또한 자승스님 총무원장 재임 시절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설치하며 인연을 맺은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단원고 학생 고(故) 조은화, 허다윤 양의 어머니, KTX 해고 승무원 김승하와 권미정 씨,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 김득중 쌍용자동차노조 지부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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