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04 15:58

"중간재 중심 '대중 수출' 소비재 중심 확대해야…시장 다변화 필요"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한국은행 본관 전경.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은 향후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수출은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뒤 11월에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4일 '최근 수출 개선 흐름 점검 및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 보고서를 통해 "우리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T경기 하강, 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부진했으나 올해 2분기 이후 수출금액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10월과 11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우리 수출이 반도체 경기 개선, 신성장 산업 주요국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우선 반도체 수출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로 고대역·고용량제품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그간 부진했던 PC·스마트폰등의 수요도 점차 살아나면서 개선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성장산업 관련 미국·EU 등의 투자 확대도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미국과 EU는 반도체 등 핵심품목의공급망 복원력 강화 및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위한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AI기술 발전(반도체), 친환경 전환(전기차·배터리 등) 등을 위한 투자를 자국 내 대규모로 확충함에 따라 우리 수출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아세안은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우리 수출도 반도체·화공품·석유제품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글로벌 고금리가 지속되고 내구재를 포함한 재화소비 회복이 더딘 점은 우리 수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부동산 경기가 정부의 경기 부양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지속할 경우 철강·기계 등을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자금성 (출처=국가문화여유부 홈페이지)
자금성 (출처=국가문화여유부 홈페이지)

한편 우리 성장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특수'를 더 이상 누리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은은 같은 날 펴낸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중국경제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경쟁력 제고로 경합도가 상승함에 따라 우리 경제는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제산업연관표를 통해 살펴본 결과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으로 중국경제 성장이 무역경로를 통해 주변국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최종수요가 자국내 부가가치 유발 비중이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의 경우 비중이 하락세를 보였다.

또 중국경제의 성장구조 전환이 부동산 투자 위축,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을 초래함으로써 중국 내에서도 성장에 따른 수입유발효과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산업연관표를 통해 살펴보면 2020년 중 소비·투자·수출등 최종수요의 수입유발계수가 2017년에 비해 하락했다. 이는 수입유발효과가높은 중국의 투자가 축소되고 기술 개발 등으로 중간재 수입도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대중수출이 과거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은은 "향후 중국은 과잉투자가 점진적으로 조정되면서 소비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수출품에 대한 기술수준과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상품시장에서도 우리나라와의 경쟁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면서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대외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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