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2.05 13:21

김은혜, 수원 출마설…여당, 경기 남부지역 탈환 기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회의정관에서 열린 2023 국회 세미나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회의정관에서 열린 2023 국회 세미나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정부의 내각과 대통령실을 떠나게 된 참모진들의 내년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4일 교체 대상이 된 장관 6명은 모두 지역구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용산을 떠난 참모진도 대거 지역구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연말 혹은 연초에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내각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한 장관이 법무부를 떠나는 것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여겨지고 있고 구체적으로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총선 역할도 주목된다. 

원 장관은 지난 4일 국토부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치 일선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보수 통합과 중도 확장을 위한 역할을 최우선에 두고 움직일 생각"이라며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앞장서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출마 지역에 대해선 "당과 상의하겠다"며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많이 당 간판을 달고 선거를 치른 사람이기에 그에 걸맞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원 장관이 험지 출마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에서는 원 장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나 1기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현안이 있는 경기 고양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계양을에 출마하면 이 대표를 지역구에 묶어두는 효과가 있고, 고양갑의 경우는 여당이 1기 신도시 재개발에 공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피력했다.

한 장관에 대해선 여권에서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등 서울 박빙지역 공천과 비례대표,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놓고 폭넓은 활용론이 제시되고 있다. 한 장관을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개각을 통해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의 기대가 크다 보니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내년 1월 11일 직전까지 출마 시기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한 장관을 험지에 내몰아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여권에선 한 장관은 한 번 쓰고 버릴 카드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 장관의 의지가 워낙 강력하다"고 전했다. 다만 김은혜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도 분당을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태다.

당내에는 김 전 수석이 경기도지사 출마 경험이 있고, 인지도가 높아 당의 열세 지역인 수원을 거점으로 경기 남부지역 탈환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현재 수원 지역구 5개 의석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김 전 수석이 당내에서 경기권에서 바람을 일으켜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래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복귀한다. 비례대표 출신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서초을 지역구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선 박성중 의원이 나름의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는 평가가 있어서 박 의원이 이 지역으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충남 천안을,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중-영도가 점쳐진다. 천안은 현재 3개 지역구 모두 야권이 차지하고 있어, 여당이 의석 탈환을 노리는 지역이다. 부산 중-영도의 경우 탈당한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다. 안상훈 전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서울 강남과 부친인 안병규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진주 등이 출마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각 지역 현역 의원들의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여당의 한 의원은 "장관, 대통령실 참모까지 한 것은 일종의 혜택을 본 것인데, 여당에 유리한 지역들이 출마지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서 '어이없다'고 말하는 게 의원들의 중론"이라며 "기본적으로 이들이 험지에 나가서 의석을 더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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