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2.06 09:26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출처=미 국무부 페이스북)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출처=미 국무부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서안지구에서 폭력을 행사한 일부 이스라엘인에 대한 입국 금지 방침을 밝혔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게 폭력을 자행하는 극단주의자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스라엘 정부에 강조해 왔다"며 "서안지구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개인에 대한 새로운 비자 제한 조치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시피 미국 정부는 서안지구에서 증가하는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비자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날 중 입국 금지 조치가 우선 이뤄지고 향후 이른 시일 안에 추가적인 비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대상은 모두 수십명가량이며, 기존에 미국 비자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비자가 즉시 취소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자 조치는 빌 클린턴 행정부(1993∼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서안지구 내 이른바 '정착촌'에 사는 이스라엘인 중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행사하는 폭력은 그간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특히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200여 명을 살해한 이후 그와 같은 폭력 사건의 발생 빈도가 늘었다. 급기야 미국이 경고 메시지를 내기에 이를 정도였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을 때,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해 온 미국이 이스라엘 측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신호를 보내는 것은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내외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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