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2.06 13:10

새 경영진·임원·해외 법인장 등 400여명 모여 성장방안 탐색

​삼성전자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삼성전자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가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 이어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마무리하고 14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안정'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모여 사업 전략을 정하는 자리로, 매년 6월과 12월에 개최된다. 

삼성전자는 14일부터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전사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를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한다. 15일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 및 생활가전사업부가, 19일에는 반도체(DS) 부분이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서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올해 유임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각 사업 부문별로 회의를 주관할 계획이다. 

12월 회의의 경우 새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등 400여명이 모여 성장방안을 찾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월 중순에 글로벌전략회의를 갖는다"며 "이 회의에서는 사업계획과 함께 신사업 발굴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사업 발굴·위기 대응책 논의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책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주력 분야인 반도체 사업에서 3분기 누적 12조원 적자를 내는 등 주력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정학적인 이슈와 경기 침체 등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TV·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들이 모두 위태로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시장 선두로 올라서려면 기술 개발 등 자구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인 파운드리에서도 나타난다. 시장 1위인 대만 TSMC와 시장 점유율 차이를 좁히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절실하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격차를 조금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32억34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7.3% 증가했다. 반면, TSMC의 2분기 매출은 156억5600만달러로 1분기 대비 6.4%가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9.9%에서 2분기 11.7%로 1.8%p 오르며 10% 이상대로 올라왔다. 반면 TSMC 점유율은 2분기 56.4%로 1분기 60.2%에 비해 3.8%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아직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45%p의 점유율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가전 분야에서도 LG전자와 차이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을 통해 가전 부문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처럼 전체 판매 비중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TV 시장에서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인 OLED TV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LG전자를 빠르게 추격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 TV 생산 계획에서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OLED TV 수량을 올해보다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내년 초에 출시할 갤럭시 S24와 하반기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6·폴드6를 어떻게 하면 잘 팔아야 할 지 전략 수립이 주요하다. 특히 S24는 최초로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는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세워 다른 휴대폰 업체들도 AI 폰 출시가 예정된 상황에서 AI폰 시장을 어떻게 조기에 선점할 지가 관건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표 신사업' 발굴할까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미래사업기획단'을 부회장급 전담조직으로 신설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부서에서 '이재용표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 조직에서 어떠한 사업을 발굴할 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사업기획단에는 신사업 추진 및 지원을 맡아온 핵심 임원들이 이동했다. 

첫 단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 밑으로 정성택 부사장과 이원용 상무가 배치됐다. 

정 부사장은 1976년생으로 지난해 8월 삼성전자에 합류한 인물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주로 글로벌 기업에서 활약했다. 그는 스타트업을 경영하거나 창업을 한 이력도 있다. 정 부사장은 모바일 앱 '돌핀브라우저'를 개발한 미국 모보탭에서 총괄 사장직을 지냈고, 2012년에는 휴먼베스트를 창업했다.

삼성전자로 이동한 뒤에는 부사장 직급으로 완제품(DX)부문의 신사업 테스크포스(T/F) 조직을 이끌었다. 그는 IT 분야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 상무는 1978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연구 업무를 주로 수행했으며,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의 기획지원팀장을 지냈다.

정 부사장과 이 상무의 합류로 삼성전자의 미래사업기획단은 점차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향후 10년 후 먹거리를 찾기 위해 기존 사업과 연장선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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