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2.06 18:34

신위안 '이티밴' 1300만원대 구입 가능

13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중국 신위안의 전기 상용 '이티밴'. (출처=제이스모빌리티 홈페이지)
13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중국 신위안의 전기 상용 '이티밴'. (출처=제이스모빌리티 홈페이지)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수입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 상용 밴의 세력이 급격히 확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저가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밴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내 틈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항할 만한 국산 전기차 밴은 아직까지 없는 만큼, 당분간 중국산 밴의 판매량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산 전기 상용차의 판매 대수는 3612대로 지난해(2272대)보다 58% 이상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기 밴의 판매량은 70%에 육박한다.

몸집을 가장 빠르게 키우고 있는 브랜드는 신위안이다. 신위안은 판매량을 매달 공격적으로 늘려 나간데 이어 올해는 누적 수입 전기 상용차 브랜드 1위를 달성했다. 신위안의 단독 판매 모델인 '이티밴'의 연간 누적 판매량은 1007대다.

누적 판매량 2위를 기록한 브랜드는 지리다. 지리는 지난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밴 모델인 '쎄아'의 판매를 시작했는데, 연간 누적 판매량은 798대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 중국산 전기 상용차 판매량 비중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에는 전기 상용차 가운데 신위안의 이티밴이나 지리의 쎄아와 견줄 만한 전기차 밴은 부재한 상황이다. 

새롭게 전기 밴을 개발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개발을 미루고 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신위안의 이티밴 차량가격 3890만원에서 국고 보조금, 지자체 보조금, 소상공인 보조금, 여기에 대리점 프로모션까지 지원 받으면 130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안전 기준에 맞춰 새로운 전기 밴을 만들기엔 현재로선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진다"며 "아직까진 수입해서 판매하는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이 중국으로 대거 흘러 들어가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며 보조금 지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단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의 40% 수준으로 낮춘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정부는 친환경차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펼치는데 급급해 보조금을 국내 브랜드에 맞춰 지급하는 방안을 당장 마련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해 정부가 설정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2030년까지 전기차를 420만대 보급하는 것"이라며 "수입 전기차의 보급도 해당 수치에 포함된다. 보조금 지급 기준에 적합하다면 지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을 보호하는 한국판 IRA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기업들이 내수보다 수출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노골적으로 IRA를 진행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FTA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국산차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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