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09 07:30

상반기 경기침체 확인 거쳐 하반기 1~2회 하향 예상
3월부터 다섯 차례 금리 인하 '경착륙 전제' 시나리오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전경. (출처=연준 홈페이지)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전경. (출처=연준 홈페이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우리 시간으로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개최한다. 올해 마지막 FOMC로 14일 새벽 연준금리가 발표될 예정이다. 일단 시장은 3연속 동결을 확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은행 기준금리(3.5%)를 상단에서 2.0%포인트 앞선다. 역대 최대 격차지만 당분간 추가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연준 금리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0년 3월 0.0~0.25%로 낮아진 뒤 지속 동결되다 2022년 3월부터 인상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번의 연속된 회의에서 금리가 모두 올랐고 인상폭은 5.0%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6월과 7월, 9월, 11월에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 금리는 올해 6월 동결된 뒤 7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됐으며 9월, 11월에는 동결됐다. 12월에도 동결되면 금리 인상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반응을 보면 이번 FOMC에서의 동결은 '확정'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8일 기준 12월 FOMC에서의 동결 확률은 98.6%에 달한다. 인상확률은 없으며 인하 가능성(1.4%)만 살짝 등장했다. 시장의 관심이 내년 인하 시점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연준 위원들이 추가 인상 필요성이 낮다고 주장한 점과 점진적 물가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인상보다 동결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관전 포인트는 최근 확대된 금리 인하 기대를 연준이 조정하는지 여부인데, 연준은 확대될 수 있는 기대인플레 조절을 위해 완화적인 환경을 유지시키기보다는 타이트한 환경을 계속 유지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점도표상으로는 12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해야 하는데 12월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내년 점도표는 0.25%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동결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하 시점은 내년 하반기에서 3월로 당겨지고, 횟수는 5차례로 늘어난 모습이다. 다만 이같은 기대는 아직 섣부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선물시장은 내년에 다섯 번의 금리 인하(3, 6, 7, 9, 12월)를 가격에 반영 중인데, 이는 경착륙 시나리오에서 가능한 통화정책 경로"라며 "경제 성장과 금리 인하 기대 사이에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이 연준 생각보다 과도하게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이번에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해도 시장이 여기에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 미국경제는 지금 시장 기대보다는 위축 정도가 심할 것으로 본다. 경우에 따라서는 침체를 시사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연준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인하 시기는 하반기로, 하반기 이후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에서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 가거나, 중앙은행 총재를 만나 이야기를 보면 확실히 시장이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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