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12.11 09:58

비이재명계 '원칙과상식' 들썩…'이낙연 신당설'까지 가세

민주당내 비이재명계(혁신계) 의원들인 윤영찬·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토론회'에서 지지자들의 물음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민주당내 비이재명계(혁신계) 의원들인 윤영찬·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토론회'에서 지지자들의 물음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계파 갈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영향력을 강화하고 총선 경선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이 최근 민주당 중앙위원회의를 통과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비이재명계(혁신계)로서는 이 같은 상태로는 당내에서 친이재명계의 전횡을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에 더해 선거제도 개편도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제도에서 병립형 선거제도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이재명계(혁신계)는 탈당에 이어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다양하게 모색 중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20대 총선에서 적용된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사실상 굳혀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내놓은 '위성정당 출현 방지를 위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공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지만, 친이재명계 핵심들은 총선 승리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모두 희생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명분론에 집착하다가는 총선 패배로 원내 1당 지위를 잃어 의회 권력까지 내어주면 정권 교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론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발언한 데 이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되느냐"라고 재차 이 같은 방침을 시사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민주당내 비이재명계(혁신계) 의원들인 윤영찬·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이 참석해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토론회'에는 지지자들이 1000여명이 운집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민주당내 비이재명계(혁신계) 의원들인 윤영찬·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이 참석해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토론회'에는 지지자들이 1000여명이 운집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 같은 당 주류의 움직임에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은 거세다. 거대 양당 체제라는 낡은 정치를 쇄신하는 의미가 담긴 공약을 파기하면 보수 여당과의 차별성을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리를 챙기겠다는 현실론은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외연 확장에는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갖고있다. 비이재명계(혁신계)는 결국 명분을 포기할 경우 중도층 민심까지 떠나는 결과를 초래해 총선 승리에 오히려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의 윤영찬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지지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정조준 해 "선거법도 그렇고, 본인이 불체포특권 포기하겠다고 했으면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직격했다.

계파 갈등이 심화하면서 민주당의 분당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태로 진단된다. 일단, 비이재명계의 대표주자격인 '원칙과상식'이 연내까지 친이재명계와 싸워보고 자신들의 주장이 당의 주류인 친이재명계에 먹혀들지 않으면 분당에 나설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에 더해 이낙연 전 대표도 연일 신당 창달설을 흘리고 있다. 병립형 회귀에 대해선 비명계뿐 아니라 김두관·이학영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일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는 상태여서 심상찮은 분위기다. 

현재 당 지도부에선 선거제 개편 논의를 당장 매듭짓기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계파 간 정면충돌 시기는 늦춰질 수도 있다. 그 사이 이 대표가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에 나서거나 이른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국민의힘과 전격적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합의해주고 곧바로 총선모드로 민주당 체제를 전환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 국민의힘도 이준석 전 대표가 12월 27일까지 국민의힘에 변화가 없으면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예고가 나와있는 상태여서 여야 정치권은 12월말에서 1월 사이에 정계 개편이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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