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2.19 16:57

"D램 시장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는 잠자는 수준"

대한상의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대한상의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재 반도체 시장 경기에 대해 "락바텀(최저점)을 벗어나는 단계"라며 올해 고전했던 반도체 사업이 내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가격 회복과 수급 밸런스(균형)가 제대로 맞아야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을 감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아직 전체 회복보다는 일부의 어떤 수요가 전체 마켓을 끌어 가고 있다”면서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적자였던 D램 사업이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3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낸드 시장이 주춤하긴 하나 내년 수요가 올해보다 16%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자국에서 만든 것만 쓰겠다는 개념으로 접근되면 솔직히 우리처럼 시장은 작고 생산은 많은 곳은 불리하다”며 “상의 차원에서도 정부에 새 인센티브 등 장기적인 경쟁력이 뒤쳐지지 않도록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건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세계 유일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 업체 네덜란드 ASML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동행한 바 있다. 

그는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R&D)이 축소 지향적으로 해오면서 지금은 거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한계 때문에 노광장비나 모든 것들이 다 비싸지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최 회장은 “너무 비싼 장비를 계속해서 사다가 만들어봐야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다른 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며 “ASML도 반도체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자기 장비가 계속 잘 쓰여서 반도체 효율이 살아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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