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20 12:09

쌍용건설·동국대학교·한국씨티은행 등 65개소 10년째 장애인 고용 '외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9층에서 열린 '청년 고용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청년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9층에서 열린 '청년 고용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청년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117건의 산업재해보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 부정수급 적발액은 60억원에 달했다. 또  6개월 이상 요양환자가 전체 환자의 47.6%, 근로복지공단의 진료계획서 연장 승인률이 99%에 달하는 등 산재보험 제도의 구조적 병폐도 일부 확인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월 1일부터 시작한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 중간결과를 통해 사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업무 중 다친 것으로 조작해 산재 승인을 받거나 산재요양기간 중 다른 일을 하며 타인 명의로 급여를 지급받는 등, 다수의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고용부는 부정수급 사례와 관련해 각종 신고시스템 등을 통해 접수되거나 자체 인지한 320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가 완료된 178건(55.6%) 가운데 117건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 부정수급 적발액은 약 60억3100만원이다.

일부 사례를 보면 병원 근로자인 A씨는 집에서 넘어져 다쳤음에도 병원 관계자에게 사무실에서 넘어진 것으로 산재처리를 부탁하며 공단에 거짓 진술을 해달라고 요청해 약 5000만원을 수령했다. 외부 제보에 따라 조사한 결과 업무상 재해가 아닌 것으로 확인돼 재해자, 공모자인 병원관계자에 대해 배액징수, 형사고발 조치했다.

B씨는 추락에 의한 골절 등의 상병을 진단받고 최초 장해등급 및 장해등급 재판정 시 제1급 제8호(척수손상으로 양하지 완전마비) 판정을 받았다. 다만 평소 혼자 걷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제보에 따라 조사한 결과 전동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는 것이 확인돼 장해등급 재결정, 부정수급액 배액 징수, 형사고발 등을 조치할 계획이다.

목공인 C씨는 골절 등 상병으로 요양 후 약 4000만원을 수령했다. 제보에 따라 조사한 결과 일당을 조작해 평균임금을 올리고, 요양기간 중 본인이 공사를 계약하고 사업 운영을 했음에도 휴업급여 청구한 것이 확인됐다. 이에 고용부는 수사를 의뢰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감사를 통해 부정수급을 포함한 산재보상 관련 부조리를 발본색원하겠다"며 "산재보험 제도를 혁신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재보험 제도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재보험 부정수급을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한 현장감독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성실히 일하다가 산재를 당해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근로자가 빠른 시일내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직업재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감사기간을 한 달 더 연장해 이달 말까지 진행하겠다"며 "감사 종료 후에는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산재보상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고 산재보상제도가 공정과 상식에 맞게 운영되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457개소 현황. (자료제공=고용노동부)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 457개소 현황. (자료제공=고용노동부)

한편 고용부는 이날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기업(2022년 기준)에 대해 지난 4월 사전 예고 후 이행 기회를 주었음에도 신규 채용이나 구인 진행 등의 이행 노력을 하지 않은 457개소의 명단도 공표했다.

민간기업은 428개소였으며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 64개소, 대기업집단은 19개 집단 25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10년 연속 명단이 공표된 기업은 쌍용건설, 동국대학교, 한국씨티은행, 신동아건설 등 총 65개소로 확인됐다. 1년 전보다는 9개소 줄었다.

특히 10년 연속 명단 공표된 기업 중 2022년 12월 기준 장애인을 1명도 고용하지 않은 기업은 프라다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신도리코, 금성출판사 등 4개사였고 3년 연속 명단 공표된 대기업 계열사도 LG경영개발원(LG), 아시아나아이디티(금호아시아나), 코리아써키트(영풍), 코오롱제약(코오롱) 등 4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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