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20 15:40

"통화정책 제약요인 풀린 건 사실…내년 IT 회복으로 2.1% 성장률 전망"

이창용 한은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이창용 한은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 상승률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라스트 마일)이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1~11월 중 3.6%를 기록 중이다. 한은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 물가안정목표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지난해 7월 6.3%까지 높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1월 중 3.3%로 크게 둔화했고, 근원인플레이션도 지난해 11월 4.2%에서 지난달 2.9%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도 금리인상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향후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원회(FOMC)에서 금리를 연 5.25~5.50%로 유지키로 결정하면서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0.75%포인트)를 시사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고 내년 상반기 중 인하 기대감이 시장이 퍼진 가운데 한은 기준금리 인하도 이르면 내년 2분기 중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은 기준금리는 올해 2월부터 7번의 연속된 회의에서 연 3.50%로 모두 동결됐다. 

이 총재는 "연준의 인하 논의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방점은 더 올리지 않고 현 수준을 오래 유지할 때 상당히 긴축적이니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으로, 인하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사한 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됐고, 통화정책을 하는데 있어 환율이나 자본이동 등 제약요건이 하나 풀린 것은 사실"이라며 "독립적으로 물가 등 국내요인을 보면서 통화정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통위의 통화정책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FOMC 이후 금통위원들과 논의할 기회가 없었다. 내년 1월 회의 때 말씀드리겠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시장 반응만큼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예측 바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내년 성장과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IT가 회복돼서 2.1%의 성장률을 전망한다. IT를 제외하면 1.7% 정도"라며 "부문에 따라 피부로 느끼는 경제회복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잠재성장률에 가깝지만 고통을 받는 부문을 타깃한 부양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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