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2.21 10:40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야경.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야경.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단일 유통 시설이 연 3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달 20일까지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에 입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00년 개점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0년 최단기간 연 매출 1조원 돌파했고 2019년에는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다. 개점 4년 만인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올해 강남점은 1초에 23만원씩 판매한 셈이고, 영업 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800만원에 달한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기록한 드문 성적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소비 심리가 위축한 상황에서 탄탄한 VIP(우수고객)층 확보와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 그리고 엔데믹 이후 외국인 고객 공략에 성공하며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독보적인 브랜드 수와 MD(상품기획) 구성도 매출을 견인하는데 역할을 했다.

◆고객 절반이 VIP…압도적인 MD ‘백화점의 정석’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최고 매출을 달성한 데는 VIP의 힘이 컸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보다 높다.

VIP가 신세계 강남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로는 독보적인 MD 역량이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명품의 경우 에르메스(4개), 루이비통(3개), 샤넬(4개) 등 이른바 3대 명품인 ‘에루샤’를 비롯해 구찌(6개), 디올(4개)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강남점에서만 각각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가전·가구 성장세가 주춤한 분위기에서도 강남점은 예외였다. 서초·반포·강남 개포 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에 힘입어 올해 강남점의 리빙 카테고리는 35.7%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더해 강남점은 100명에 달하는 VIP 서비스 전담 인력과 등급별 세분화된 VIP 라운지, VVIP 커스터마이징 등의 서비스로 견고한 우수고객층을 유지했다.

신세계 강남점 8층 영패션관 뉴스트리트에 신규 입점한 '이미스' 매장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 8층 영패션관 뉴스트리트에 신규 입점한 '이미스' 매장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올해 신규 고객 절반은 'MZ세대'…남녀노소 발길 이어져

신세계 강남점은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군을 고루 확보했다. 호남선과 경부선, 영동선을 운행하는 고속버스터미널 및 서울 지하철 3·7·9호선 환승역과 이어져 유동 인구가 풍부한 교통 요지에 위치한 덕이다.

서울 외 지역에서 신세계 강남점을 찾은 고객이 전체 매출의 50.3%로 과반을 차지한다. 수도권 고객도 23.2%로 타 수도권 점포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아 전국구 백화점으로 입지를 굳혔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구매객의 40%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가 10%를 차지하며 ‘잠재 고객’에서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을 2030세대가 차지했다.

강남점이 이처럼 2030세대로 고객층 확장에 성공한 것은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면서다. 강남점은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이른바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해, 수년간 온라인에 집중됐던 영패션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스트리트 캐주얼(94.6%), 스포츠 · 아웃도어(51.6%) 카테고리가 젊은 고객들 중심으로 크게 신장하며 3조원을 달성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K팝 그룹 세븐틴의 팝업 스토어와 헬로키티 팝업 등 한정판 굿즈와 체험형 전시 중심의 새로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도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주효했다.

중국 싼커(散客) 등 2030세대 젊은 개인 관광객 중심으로 재편된 여행 트렌드에도 팝업스토어 운영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올해 해외 100여 개국 외국인이 신세계 강남점을 찾으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587% 증가했고, 멤버십 가입 외국 고객 역시 372% 늘었다.

◆내년 국내 최대 식품관 연다…“백화점 본질에 집중”

내년에는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식품관 리뉴얼이 완성된다. 국내 최대인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재단장하는 강남점 식품관은 신세계그룹의 F&B 콘텐츠 역량을 총집결해 국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미식을 아우를 예정이다.

세분화된 구성의 ‘식품 장르별 전문관’을 한곳에 모은다. 국내외 최고의 디저트만 엄선해 선보이는 스위트 파크와 프리미엄 푸드홀이 들어설 예정이고, 업계 최초로 위스키· 샴페인 모노샵도 도입한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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