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12.22 10:57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체코 프라하의 명문 카렐대에서 21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최소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틴 본드라체크 경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렐대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으로 14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면서 "부상이 심각한 이들도 있어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총격은 프라하의 명소인 카를교에서 불과 수백미터 거리의 얀 팔라흐 광장에 있는 카렐대 철학부에서 발생했다. 1348년 설립된 카렐대는 유럽에서 오래된 대학 중 한 곳으로, 재학생이 4만9500명에 달한다. 이들 중 철학부 재학생은 8000명이다. 

사건 당시 철학부 건물 지붕에서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채 총기를 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조사 결과 총격범은 24세 남성으로, 카렐대 예술학부 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범은 사망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경찰과 총격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총에 맞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경찰은 총격범이 이날 총기난사에 앞서 살인을 저지른 정황도 파악했다. 총격범은 이날 오후 프라하 외곽의 고향 마을을 떠나 프라하 시내로 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고향에서 55세인 그의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총격범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총격범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그가 지난 15일 프라하에서 한 남성과 그의 생후 2개월 딸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카렐대 철학부에서 발생한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과 친지들에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체코 정부는 총격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23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체코는 다른 EU 국가에 비해 비교적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편이다. 총기 면허를 취득하려면 건강 검진과 무기 숙련도 시험을 필수로 받아야 하지만, 범죄 기록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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