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3.12.23 12:24
한 소비자가 맥도날드 자사앱 M오더로 40% 할인된 가격으로 햄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한 소비자가 맥도날드 자사앱 M오더로 40% 할인된 가격으로 햄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잇따른 국내 상륙으로 ’햄버거 2만원’ 시대가 열렸다.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자사앱을 내세운 ‘할인 경쟁’에 나서면서 3000원대 햄버거도 등장했다. 4조원대로 성장한 버거시장은 고물가를 겪으면서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리뉴얼 된 맥도날드 앱을 깔고 M오더로 주문하면 할인쿠폰을 이용해 버거메뉴와 사이드 메뉴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매주 변경돼 지급되는 할인쿠폰을 활용하면 정가 5500원의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를 3300원에 즐길 수도 있다.

롯데리아는 자체 앱 ‘롯데잇츠’를 신규 가입하면 한우 불고기 버거 세트를 최대 반값으로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버거킹은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하고 와퍼주니어를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할인 쿠폰 등을 지급했다. KFC도 멤버십 리뉴얼을 진행하고 등급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자사 앱 이용자와 주문율도 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자사앱에서 버거 단품과 사이드 메뉴를 무료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올해 1~10월까지 노브랜드 버거 앱을 사용한 주문율이 전년 동기보다 113% 증가했고, 신규 가입자 수도 지난 9월까지 30만명을 넘겼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급되는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자체 앱 개발에 나섰다.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녹이고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롯데리아가 자사앱 '롯데잇츠' 통해 오는 28일까지 한우불고기 버거 세트 최대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제공=롯데GRS)
롯데리아가 자사앱 '롯데잇츠' 통해 오는 28일까지 한우불고기 버거 세트 최대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제공=롯데GRS)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96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진출한 쉐이크쉑을 시작으로 수퍼두퍼, 파이브가이즈 등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버거 시장의 경쟁과 규모를 키웠다. 현대그린푸드가 미국 햄버거 브랜드 ‘재거스’를 국내에 입점시킬 계획을 밝히는 등 버거시장의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등장하며 큰 인기를 얻자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들도 1만원을 넘긴 프리미엄 버거를 선보였다. 저렴한 가격에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햄버거의 기존 이미지와 더불어 해외 프리미엄 버거와 견주어 이렇다 할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성비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원재료값 등으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기존 대형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구매율이 높은 상품이나 고가에 해당했던 상품들을 할인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모든 입점 브랜드에 동일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배달앱과 비교해도 매장용, 배달용 등으로 나눠 다양하게 할인 혜택을 자사앱에서 제공하면서 자사앱 사용률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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