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2.27 10:05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집약된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집약된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최근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오랜 기간 쌓은 기계공학 역량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처음으로 3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1304대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연말까지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이어지면, 처음으로 경유차 판매량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만 하이브리드차를 총 25만4258대 팔았다. 전체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선적 기준 총 51만3000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친 차량으로, 구조상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더 복잡한 기술이 적용된다. 특히 다양한 주행 상황에 따른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가 필수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쏘나타'·'K5'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바 있다. 그 배경에는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축적한 우수한 기계공학 역량이 기반이 됐다.

자동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은 기계공학의 '꽃'으로 여겨진다. 엔진에는 기계공학 기술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991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시작으로 수많은 엔진을 개발해 왔다.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기계공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는 경쟁사가 가지고 있던 특허를 피하면서도 구동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첫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 이후에도 현대차·기아는 꾸준히 성능 개선과 효율 증대를 도모해 왔다.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 적용을 위해 크고 작은 배기량의 엔진과 결합했으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DCT(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연비를 향상하기 위해 첨단 소재 기술을 활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량을 저감했고,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를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했다.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가 처음으로 탑재됐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집약된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진제공=기아)
기아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집약된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글로벌 전문지들의 호평도 이어진다.

지난 10월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는 독일의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가 진행한 비교평가에서 도요타의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압도했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평가항목 중 ▲바디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등 4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종합점수 564점으로 543점을 받은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제쳤다.

지난해 9월에는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아우토 빌트의 하이브리드 SUV 비교평가에서 540점에 그친 도요타 'RAV4'를 23점 차이로 앞섰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효율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성능 엔진과 결합될 예정으로, 연비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객에게 더 나은 운전 경험과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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