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3.12.28 18:30

내년 경제 위기 극복 위한 키워드 규제 개혁·선제 투자·협력 강화

최태원(왼쪽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사진제공=각 단체)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경제가 재도약하고 우리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5개 경제단체장은 28일 신년사를 통해 내년에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키워드로 규제 개혁, 선제 투자, 협력 강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 이겨내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관학이 모여 경제 솔루션을 논의하는 '지역 플랫폼'을 만들고, 저상장·인구 소멸·규제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낼 '솔루션 패키지'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역의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해법을 찾다보면 더 나은 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대한상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실효성 있는 솔루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망 강화'에 힘쓰겠다"며 "상시적인 소통은 이미 처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다가올 문제의 본질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기존의 교류를 더욱 강화하고 소통기회가 없던 곳과 네트워킹을 한층 확대할 것"이라며 "여러 나라들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개척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는 회복 중인 우리 경제에 고금리, 높은 물가, 수출 부진 등이 닥치며 쉽지 않은 한해였다"고 평가하고 "기존의 위험요소는 해소되지 않은 채 새 리스크들이 더 쌓이면서 경제주체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민관이 협력해 위기를 잘 견뎌냈다. 경제외교 성과와 기업들의 신규시장 개척 노력이 합쳐지며 수출은 하반기부터 완연한 개선세가 나타났다"며 "민생의 어려움을 함께 나눈 결과,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을 동시에 달성했다. 방산, K컬처와 같은 새 산업분야에서 한국경제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는 '헤어질 결심'을 했지만, 올해는 '뭉쳐야 산다'는 의지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 새해 경제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개선 폭이 결정된다"며 "기업과 기업, 기업과 노동자, 민간과 정부 사이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당장의 손익을 따르기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기업활동을 해나가야 한다. 수십 년전 미래를 내다본 선제적 투자가 반도체, 배터리 산업의 꽃을 피웠 듯 20~30년 후 대한민국을 내다보고 '미래산업의 씨앗'을 뿌리자"고 강조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 "노동개혁 강도 높게 추진, 과감한 규제 혁신 필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노동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하며, 좀 더 과감한 규제 혁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먼저 노동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 노사관계에 큰 위기와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다.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노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안이 추진됐지만, 경제계가 한 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내 이를 막아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 회장은 "우리 노사관계는 노사법치주의 확립을 지향하는 정부의 적극적 정책 추진에 힘입어 노조파업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정책의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노사 스스로가 법과 원칙 준수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대립적·투쟁적이라는 우리 노사관계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새해에는 노사법치주의가 좀 더 확고하게 자리잡고, 불합리한 노사관행과 제도를 선진화하는 노동개혁이 더욱 강도 높게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손 회장은 "정부가 기업투자를 막는 킬러규제 혁신에 힘쓰고 있지만, 현장 기업들이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좀 더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신산업 육성과 첨단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을 철폐하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폭넓게 인정해 주되, 그에 따른 책임은 사후에 묻는 규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 "미래지향적 경제·산업정책 비전과 대안 제시할 것"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경제계는 적극적인 고용과 첨단·핵심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며 "정부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무대서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에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는 수출의 걸림돌이 되었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위축됐다"며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이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상황의 불안이 고조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해 들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미국의 성장 둔화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우리가 디지털 전환 흐름에 앞서가려면 새로운 기술과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비롯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의 해법을 찾는 일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와 외국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한경협은 55년 이어왔던 전경련 역사를 넘어 한국 경제 도약에 앞장서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내년은 한경협이 본격 출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포함한 미래지향적 경제·산업정책의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국제 이슈와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경제단체, 유수의 싱크탱크들과 폭넓게 교류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열(왼쪽부터) 한국무역협회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사진제공=각 단체)
구자열(왼쪽부터) 한국무역협회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사진제공=각 단체)

◆구자열 무협 회장 "세계 무역 상황, '구조적 전환기', 새 성장동력 확보 기회 삼아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내년에 세계 경제 부진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현재 세계 무역 상황을 '구조적인 전환기'로 정의하고, 국내 기업들이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미국, EU 등 주요국 리더십 변화를 앞두고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과 디지털 등 통상 이슈가 부상하면서 해당 분야의 국제 규범을 선점하려는 국가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생산 가능 인구 감소와 성장 잠재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 교육 등 각 분야 규제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우리 무역업계는 구조적 전환기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기회로 삼고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내년에 무협이 무역 구조 혁신을 위해 더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무협은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대응해 무역 구조 혁신과 회원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역 현장의 애로를 밀착 해소하는 한편 무역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정부에 정책 제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중소기업계 혁신과 규제 개선 앞장서겠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내년 새해에 중앙회 주도로 중소기업계 전반의 혁신과 규제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중심을 잡아 경제정책을 펼치고 중소기업인들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구노력을 강화한 덕분에 침체된 경기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중앙회도 중소기업계가 과감히 혁신할 수 있도록 초석을 쌓고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를 ▲증여세 연부연납 기간 15년으로 확대 등 계획적인 기업승계 기반 마련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역대 최대 수준의 외국인력(E-9)쿼터 도입 등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성과들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해에는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함께 노력한다면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작은 한국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변화’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한류 열풍을 활용한 수출영토 확대, 산업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기업의 협력,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특히 내년 4월에 실시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주요 정당의 정책공약에 포함될 수 있는 중소기업 요구사항으로 ▲주52시간제 유연화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 노동개혁을 통한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 ▲혁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킬러규제 발굴 및 개선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대책 마련 ▲중소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제3자 구조조정 기관 설립’ 등을 제안하고, 공약 관철을 위해 중소기업계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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