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1.02 10:13
제프리 엡스타인. (출처=제프리 엡스타인 SNS)
제프리 엡스타인. (출처=제프리 엡스타인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성년자들을 성착취한 뒤 자살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재판 과정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50차례 이상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성범죄 연루 여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에서 미국 법원이 익명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존 도(John Doe) 36'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약 950페이지에 달하는 일명 '엡스타인 명단'에는 영국 앤드루 왕자 등 유명 인사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은 기존에 익명 처리됐던 엡스타인 재판 문건 등장 인물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금명간 재판 관계자들의 실명이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실명 공개 명단에 포함됐지만, 그가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ABC방송은 재판 당시 아동성매매 범죄자인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유명인들을 증인으로 부를지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언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엡스타인의 성착취 피해 여성으로부터 안마 시술을 받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명이 확인된 재판 문건은 엡스타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지난 2015년 제기한 재판과 관련한 서류다.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각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가용 비행기로 함께 여행을 하는 사이였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와도 가까운 관계였다.

엡스타인의 폭넓은 인맥 때문에 그의 재판에서 익명으로 처리된 인물도 170명을 넘는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지난 2019년 뉴욕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마사지를 해주면 200달러를 주겠다"며 어린 여성들을 집으로 부른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 친구나 동생을 데려오면 추가로 현금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피해자는 최소 150명을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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