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1.04 17:57

범인 사용 흉기, '나무젓가락 위에 하얀 티슈 걸쳐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0대 남성으로부터 피습당해 응급 수술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4일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각종 SNS상에선 그야말로 일파만파로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관련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범행 도구 논란 및 이와 연동된 자작극 여부에 대한 의혹제기 ▲범인의 당적에 대한 논란 및 범행 동기 ▲응급환자에 대한 대응의 적절성 및 헬기 이송 논란이다. 

범인은 충남 아산 거주의 6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재명이 싫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현재 민주당 당원이며 지난 2023년 4월에 민주당적을 취득했다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그 전에는 국민의힘 당원 연명부에서도 이름이 발견된다. 

일부 유튜버들은 범인의 범행도구에 대해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중에선 범인이 이 대표를 향해 찌른 칼은 칼이 아니고 종이 또는 종이에 쌓여진 응원 도구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를 주장하는 측에선 그 근거로 영상에서 범인의 오른손에 들려있는 흰색 물체가 칼이 아니라 종이처럼 구부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든다. 

관련 영상을 보면 강하게 찌르는 동작과 함께 이 대표가 그 충격으로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 대표의 목의 상처가 1~2㎝밖에 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범인이 들었던 무기가 칼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가 피습 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이미 만천하에 공개돼 있는데, 이를 보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일각에선 범인이 사용한 흉기가 나무젓가락 위에 하얀 티슈를 걸쳐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에서부터 하얀색 플라스틱 재질처럼 보인다는 얘기까지 다양하다. 

경찰은 지난 2일 피습에 사용한 흉기는 17㎝, 날 길이는 12.5㎝의 '등산용 칼'이라고 발표했다. 등산용 칼의 자루를 빼어내고 그 부분을 테이프로 감은 뒤 사용했다는 발표다.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돌려본 네티즌들은 "그렇게 긴 칼로 그렇게 힘을 가했는데 어떻게 1.4㎝의 상처만 날 수가 있나"라며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 적잖다. 그러면서 "아무리 영상을 돌려봐도 범인은 오른손으로 칼을 쓴게 아니라 종이 또는 종이 비슷한 물건을 잡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공개한 왼손에 들려 있었던 칼은 테이프로 감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지만 종이나 천같은 종류로 덮혀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범인이 흉기를 두 가지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다. 

응급환자에게 왜 장거리 이동시켰나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네티즌도 적잖다. 적잖은 네티즌들은 이 대표가 위중한 상황이었다면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훌륭한 시설과 의료진이 이미 갖춰진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했어야 했고, 그다지 위중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굳이 헬기까지 띄워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필요가 없었다는 견해가 나온다.

즉, 어떤 경우였어도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것에 대한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이른바 '황제 의전' 얘기도 거론된다. 일반인이었다해도 과연 이 대표처럼 그런 의료서비스를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견해다. 제1야당의 대표이자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었기에 '특별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복수의 공영방송 임원급 인사들이 "의혹이 생기는데 이를 억누르고 의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기만 한다면 국민들은 더욱더 의구심에 휩싸일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합리적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 대해 무조건 음모론자로 몰거나,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오히려 민주당에게 좋지 못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왼쪽 목에 1.4㎝의 자상을 입고 속목정맥(내경정맥)이 찢어져 봉합 수술을 진행했다"며 "(수술 당시) 좌측 목 빗근에 1.4㎝ 칼로 잘린 자상이 있었다.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속목정맥 60%가 예리하게 잘려있었고, 피떡(혈전)이 많이 고여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속목동맥 손상이나 뇌 신경, 식도 및 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의 이날 브리핑은 지난 2일 이 대표 수술 뒤 처음이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방문 중 흉기 공격을 당한 이후 지난 3일 오후까지 이 대표 상태에 관한 브리핑은 담당 의료진이 아닌 민주당 쪽에서 했다. 지난 3일 오후에는 민주당 총선 인재영입 5호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흉부외과 전문의)이 이 대표 의료기록을 살핀 뒤 언론 브리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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