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1.05 11:07
시카 원자력발전소는 규모 7.6 지진으로 입은 피해를 2일 공개했다. 사진은 1, 2호기 폐기물 처리 건물 익스팬션 조인트 커버가 탈락한 모습이다. (출처= 시카 원자력발전소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를 강타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지역 원전 방사선량 계측기가 대량 고장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강진이 원전과 관련해 적지 않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5일 도쿄신문은 노토반도 서쪽의 시카(志賀)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 15곳의 방사선량 계측기가 고장이 나 측정을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원전이 있는 시카지역은 이번 강진으로 일본 지진 등급에서 흔들림이 가장 강한 수준인 진도 7이 관측됐다. 이로 인해 원전 주변에 설치된 계측기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력규제위원회 사무국인 원자력규제청에 따르면 시카 원전에서 반경 30㎞ 안에 있는 약 120개 방사선량 계측기 가운데 와지마시와 아나미즈 등 원전 북쪽 20∼30㎞ 부근에 있는 15개가 지진 발생 이후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일본 당국은 지진으로 이시카와현 내 도로가 갈라지거나 치솟으면서 현장 접근이 어려워 현재 상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으며 복구 전망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 원자력 재해대책 지침에는 원전 사고 발생 시 계측기 실측치로 주민의 실내 대피나 피난 개시 등을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가 났을 때 후쿠시마현에 설치돼 있던 방사선량 계측기 24대 가운데 23대가 고장 나 방사선량 파악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많은 주민이 방사선량이 높은 지역으로 피난하면서 오히려 피폭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도쿄신문은 "원전 사고 시 주민 피난의 판단 근거가 되는 실측치를 신속히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 원자력 재해 대비의 어려움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시카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넘친 바 있다. 또 원자로 1호기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펌프 가동이 약 40분간 정지됐다. 원자로 1호기의 바다 쪽에 설치된 약 4m 높이 방조벽도 수㎝ 기운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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