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1.08 13:19

"반도체 중심 경기 부진 점진적 완화 모습"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넉 달 연속 우리 경제에 대해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주택공급 부진 우려는 지속됐다. 

KDI는 8일 'KDI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우리 경제는 지속된 고금리 기조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되고 있다. 상품소비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서비스 소비도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다. 또 재고 수준이 높게 유지되면서 설비투자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건설 수주의 누적된 감소가 반영되며 건설투자 증가세도 둔화됐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고용증가세와 물가상승세도 둔화 흐름을 보였다. 11월 취업자 수는 27만7000명 늘었다. 서비스업 고용 증가세 둔화로 전월(34만6000명)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전월(3.3%)보다 소폭 하락했다.

다만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 부진 완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년동월 대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AI 서버용 수요가 확대되며 반도체수출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0억3000만달러로 21.8% 늘면서 작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자동차수출은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제조업의 부진도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다.

주택 시장의 경우 수요가 둔화되며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의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건설업체의 재무여건 악화로 향후 주택 공급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주택매매시장은 고금리 기조로 인해 매매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량도 낮은 수준에 그쳤다. 매매 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되며 전월(0.20%)보다 크게 낮은 0.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 거래도 수도권 위주로 전월(4만8000호)보다 5.0% 감소한 4만5000호에 그쳤다.

주택임대시장은 전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월세가격은 낮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월 대비 전세 가격 상승률은 0.36%에서 0.27%로 축소된 반면 월세가격 상승률은 0.14% 수준을 유지했다.

KDI는 "주택 준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주택공급 선행지수도 부진한 모습"이라며 "1~11월 중 주택인허가와 주택착공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36.9%, 52.4% 줄어든 것은 향후 주택공급 부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체율이 일부 상승했으나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KDI는 "증권업과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높은 수준이나, 자본 비율이 규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3분기 증권업 부동산 PF 연체율은 13.9%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저축은행 부동산 PF 연체율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5.6%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업의 순자본비율은 740.9%로 규제수준(100%)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도 14.1%로 규제수준(7~8%)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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