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1.10 17:15
동서식품은 투병 중인 A씨 아들의 사연을 듣고 A씨가 제안한 컵 시리얼을 출시해 이를 A씨에게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사진은 동서식품이 A씨에게 보낸 제품과 편지. (사진=A씨 블로그 캡처)
동서식품이 투병 중인 A씨 아들의 사연을 듣고 A씨가 제안한 컵 시리얼을 출시해 이를 A씨에게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사진은 동서식품이 A씨에게 보낸 제품과 편지. (사진=A씨 블로그 캡처)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동서식품이 백혈병 환아의 사연을 듣고 이를 반영한 신제품을 내놓은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20년 전에 동서식품의 장학생으로 뽑혔던 후기를 담은 글이 올라오는 등, 동서식품과 관련한 따뜻한 미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동서식품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의 아들은 지난해 2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 달의 집중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혈병 아이들은 음식 조절을 해야 하고 평상시 먹던 음식도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 살균 소독을 해야 한다"며 "우유도, 멸균 과자도 진공 포장 제품만 먹어야 하는데 한 번 개봉하고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평소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좋아하는 아들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먹고 싶어도 소량만 섭취할 수 있었다. 더욱이 대용량 제품만 판매돼 아들이 먹고 남은 제품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2월 동서식품 고객 상담실에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컵으로 시리얼 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문의했다.

6개월 뒤 A씨는 기사를 통해 동서식품의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접했다. A씨가 문의했던 컵 시리얼 제품이었다. 컵 제품 출시를 예상하지 못한 A씨는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새해 들어 A씨는 동서식품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동서식품 측은 “지난해 2월 28일에 주신 의견을 수렴해 전화드린다”며 치료 중인 A씨의 아들을 위해 코코볼 컵 제품 3박스를 선물로 보냈다.

선물과 함께 동봉된 동서식품 측이 쓴 편지에는 “자녀분 사연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A씨 사연도 저희 컵 시리얼 제품 출시에 틀림없이 많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갑진년 새해에는 꼭 자녀분께서 쾌차해서 세상의 다양한 음식과 행복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동서식품 여러분 너무 감사하다”며 “아이에게 필요해서 문을 두드렸고, 그 문을 열어주고 또 손까지 잡아줘 한 해 시작부터 너무 행복하고 믿기 어려운 일을 경험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 영등포구 KBS신관 아트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김광수(오른쪽) 동서식품 사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동서식품)
지난해 11월 서울시 영등포구 KBS신관 아트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김광수(오른쪽) 동서식품 사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동서식품)

동서식품의 미담은 또 다른 곳에서도 소개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소속의 한 이용자가 ‘20년 전에 나 장학금 준 동서식품에 메일 보냈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글을 작성한 B씨는 1990년대 인천에서 조손가정의 소녀가장으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B씨는 글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병으로 여의고 어머니와는 떨어져 할머니와 언덕 꼭대기 낡은 셋방에서 생활하며 어렵게 생활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동서식품의 장학 제도를 통해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그리고 취업까지 무사히 마치고 현재는 가정을 꾸려 한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줌마가 되고 나서 20년 전에 받은 장학금에 대해 어제 동서식품에 고맙다고 이메일을 보냈다”며 “티는 안 냈지만, 마트 같은 곳에서 동서식품 로고를 보면 괜히 반가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참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던 10대에 동서식품을 비롯해 따뜻한 관심을 준 어른들 덕분에 사회적으로 큰 성공은 아니지만, 제 삶을 알차고 속한 지역과 기관에서 제 역할을 해내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B씨는 동서식품을 ‘온리원(Only one)’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처럼 꾸준히 사회공헌을 통해 누군가의 온리 원 기업으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동서식품은 지난 1993년 ‘동서식품장학회’를 설립해 경제적인 상황으로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등록금과 생활보조금 등을 지원해 자립을 돕고 있다. 동서식품장학회의 지원을 받은 장학생은 2022년을 기준으로 2748명이다. 이들에게 지급된 누적 장학금은 45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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