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4.01.12 11:14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한 사람의 됨됨이는 타고난 인성도 있겠지만, 평상시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 태도는 상대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를 일컫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10일 한 정치인의 행동에서 문득 어릴 적 생각이 났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서다. 

한 위원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과의 만남'에서 부산 현역 의원들을 비롯한 당 간부들과 단상에서 큰절하면서 유일하게 구두를 벗고 큰절을 했다. 

기자는 추석 명절날 성묘를 하러 가서 신발을 신고 절을 하다가 집안 어른들에게 혼이 난 기억이 있다. 돌아가신 분께 공경하는 마음으로 예의를 다해야 한다며, 마치 어른이 계신 안방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 절하는 격이라고 꾸짖음을 받았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향해 큰절하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많은 정치인 중에 신발을 벗고 큰절을 올린 사례는 흔치 않다. 구두를 벗고 절을 올리는 것이 무슨 큰일이냐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자 눈에는 의미가 충분해 보였다. 국민을 향한 한 위원장의 마음가짐이 읽혔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신발은 종종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낡고 닳은 구두나, 구두 대신 신은 김남국 의원의 운동화와는 또 다른 의미로 비쳤다. 이들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뛴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한동훈의 구두는 국민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묻어났다고 평가하고 싶다.

큰절에 앞서 구두 벗을 때 품은 그의 마음이 혼탁한 정치권에서 때 묻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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