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1.16 17:52

전 세계 재계·정계·학계 2800명 참석…'신뢰회복 방안' 논의
주요국 정상 참석 비율 낮아져…포럼 '회의론' 확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정기선 HD현대 부회장·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제공=각 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정기선 HD현대 부회장·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제공=각 사)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15일(현지시간)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이 '신뢰의 재구축'을 주제로 재계·정계·학계 인사 2800명이 한 자리에 모여 국가 및 사회 간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이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또 일자리 창출, 기후 변화도 핵심적인 의제로 다뤄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면에 나서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이 다보스를 찾는다.

이번 다보스포럼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불참을 결정했다. 지난해 열린 포럼에서는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총출동한 바 있다. 반면 올해는 재계의 젊은 리더들이 대거 참석해 주목된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22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에너지·국제 관계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뿐만 아니라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모두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사진제공=한화그룹)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022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에너지·국제 관계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뿐만 아니라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모두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사진제공=한화그룹)

그룹 오너가의 3·4세, '미래 경제 리더'로서 위상 뽐내 

4박 5일 일정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그룹 오너가의 3·4세 젊은 기업인들이 포럼장을 누리며 '미래의 경제 리더'로서의 위상을 뽐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데, 다보스포럼에도 이 같은 위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우선 한화 오너가 3형제가 일제히 참석해 관심을 모은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주인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오고 있으며, 김 사장은 2016년부터 다보스포럼을 찾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한화그룹의 조선업 진출을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알리는 계기로 삼을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전 세계 3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했다. 그는 우선 17일 무탄소 친환경 선박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화오션의 친환경 연료 기술과 스마트십 현황을 공개할 뿐 아니라 미래 선박의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부사장은 지난주 'CES 2024'에 참가한 데 이어 이번 다보스포럼에도 참석해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사장은 최근 배양육 등 미래 먹거리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방안을 구상하게 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최근 CES 2024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한 데 이어 이번 다보스포럼 일정에도 참여한다. 정 부회장은 거의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왔으며, 올해는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GS가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허 사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전략과 함께 위기극복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올해 다보스포럼 참석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2차전지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논의도 전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김걸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장, 전경훈 삼성전자 삼성리서치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등이 이번 포럼에 참석한다. 

이 가운데, 김걸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장은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를 만나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및 기아 조지아 공장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밖에도 버나드 멘사 뱅크오브어메리카(BoA) 사장과 오찬, 마이크로 소프트 초청 패널 간담회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전 세계 고객사 및 파트너사를 만나 글로벌 공급망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무총리실)

◆주요국 정상 참석 비율 낮아져…비싼 참가비에 권위적 비난도

이날 포럼 창립자인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다보스 국제회의장에서 행사장을 찾은 외빈들을 환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개막 행사로 개최된 '크리스털 어워드 2024'에 직접 참여해 슈밥 교수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또 알루아 츠윙기 WEF 수석 매니저가 세계 과학계의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재계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최근 다보스포럼의 역할에 대해 '회의론'도 확산하고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주요국 정상의 참석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올해 포럼에서도 미·중 주요 2개국(G2) 정상은 빠졌고, 7개국(G7) 정상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만 유일하게 참석했다. 또 지난해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G7 정상 중 유일한 참석자로 기록됐다. 

영국 BBC 방송은 "브렉시트와 트럼프 집권, 포퓰리즘 바람은 올해 47화를 맞는 다보스포럼 실패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다보스포럼은 또 '엘리트와 상위 1% 부자들 만을 위한 공허한 말 잔치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등 행사를 보이콧한 유명인들도 많다. 이 행사는 비싼 참가비를 요구하며 형식적으로 진행되며, 권위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매년 다보스포럼 반대와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도 개최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보스포럼은 최근 참석자의 급이 떨어지면서 포럼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기업 등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워졌고 최근 보호무역이 창궐해 다보스포럼의 자유무역 정신과도 배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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