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1.18 15:53

시민단체 "왜 서울대에서만 수술 해야 했는지, 직권 남용자 누군지 물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67세 김모씨에게 피습을 당한 뒤 쓰러져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67세 김모씨에게 피습을 당한 뒤 쓰러져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2일 60대 남성에 의해 피습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치료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와 이 대표의 측근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의원 및 천준호 민주당 의원(당대표 비서실장)을 각각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시민단체가 경찰에게 첫 조사를 받았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 교수와 정 최고의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8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교수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천 비서실장도 같은 날 직권남용과 강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경찰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의사가 자기의 본분을 상실하고 부산대에 외압을 행사했기 때문이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서 왜 서울대에서만 수술을 해야 했는지, 누가 직권을 남용했는지 물어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헬기를 띄우려면 법령에 따라 매뉴얼을 지켜야 한다, 최종 결정은 의사의 소견"이라며 "부산대에서 긴급하게 의료 처치를 했기 때문에 부산대에서 수술하면 되는 것인데 굳이 4시간 넘게 걸려 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오전 10시 25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김모 씨에 의해 피습돼 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이후 이 대표는 구급차와 헬기에 의해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오후 3시 20분쯤 다시 응급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원 과정에서 천 비서실장이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선 이 대표에 대한 헬기 이송이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 교수의 경우, 서울대병원 측의 공식 브리핑 과정에서 그가 한 발언이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민 교수는 수술 경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최고의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의료계로부터 의료기관을 서열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지난 16일 국민권익위는 이 대표의 서울 헬기 이송 특혜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경우엔 지난 8일 이 대표 등을 업무방해 및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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