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만수 기자
  • 입력 2024.01.18 17:02

"저출생 정책, 컨트롤 타워 부재 등 균형발전 실패와 닮아" 비판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 등 지방정부 차원 정책실험 과감히 시도"

이철우(가운데) 경북도지사가 18일 경북도청에서 ‘저출생과의 전쟁’을 주제로 열린 2024년도 업무보고에서 직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도)
이철우(가운데) 경북도지사가 18일 경북도청에서 ‘저출생과의 전쟁’을 주제로 열린 2024년도 업무보고에서 직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도)

[뉴스웍스=최만수 기자] 국가재앙적 수준인 저출생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 중심의 저출생 대책을 지방정부 중심으로 대수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8일 경북도청에서 ‘저출생과의 전쟁’을 주제로 2024년도 업무보고가 진행된 자리에서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의 저출생 대책은 수도권 중심, 백화점식 정책들로 저출생의 근본원인인 지나친 경쟁사회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방정부 중심으로 저출생 대책을 마련하는 정책구조로 전환하는 대수술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그간 중앙정부 중심의 저출생 대책은 무늬만 저출생 정책이라 규정하고 지방정부 중심의 저출생 대책이 수립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추가재원 마련, 예산의 포괄적 이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그간 국가균형발전도 연간 5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 정도로 수도권 집중은 심화됐고, 지방은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실행력 없는 균형발전위원회와 중앙부처 중심의 정책패러다임을 고치지 않는 한 해답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안정된 보금자리가 저출생 대책의 첫 번째 해법이고 안정된 보금자리가 준비된 지방으로 젊은이들이 내려오는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출생 정책 컨트롤타워 부재…균형발전 정책 실패와 닮아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38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만족할만한 출산율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지사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실패 사례와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양상을 띤다”며 “실행력 없는 위원회 조직, 중앙부처 중심의 정책설계, 지방정부의 권한과 예산 부재가 저출생 대책의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경북도는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서도 해법은 지방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결혼을 위해 필요한 보금자리, 양육비용 등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지방에 비해 5배 이상 비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9490만원이며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억6557만원이다. 서울과 지방의 가격차이는 10억원이 넘는다. 

◆공동체 속에서 아이돌보는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 제안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266개의 과제 중 대표적인 10개의 과제가 발표됐다. 싸고 좋은 주거안정정책, 외국인도 출산·보육 동등하게 지원, 결혼에 대한 메가톤급 지원정책 등이 보고됐다.

또한 사교육비 등 목돈이 드는 시기에 대비해 부모와 지방정부가 함께 적금처럼 적립하는 공제제도 도입을 위한 아이디어도 발표됐다.

이 지사는 보금자리 정책과 완전돌봄 정책을 한곳에 집중 투자해 국가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를 만들자고 제시하면서 관련 정책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는 ‘저출생극복 비상대책TF’를 구성해 분절적인 정책추진체계를 극복하고, 제안된 아이디어를 ‘저출생 극복 정책 메뉴판’ 형태로 만들어 실제 예산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이철우 지사는 “대한민국 저출생 문제는 사회전체의 구조적 문제인 만큼 국가 전체를 대개조하는 총제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 같은 다양한 정책실험을 통해 지방을 아이낳고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일들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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