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1.24 14:06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작년 한해 불에 타거나 부패해 폐기된 화폐가 3조9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2023년 중 손상화폐 4억8385만장(3조8803억원)을 폐기했다고 24일 밝혔다. 한은은 환수된 화폐 중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된 화폐를 폐기 처리하고 있다.

작년 폐기 손상화폐는 1년 전에 비해 7117만장(17.2%) 늘었다. 액수도 1조2389억원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이후 대면 상거래 회복에 따른 화폐환수 경로의 정상화, 5만원권 유통수명 도래에 따른 손상권 증가, 시중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환수 금액이 늘어난 데에 주로 기인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은행권은 만원권과 1000원권을 중심으로 4억2732만장(3조8724억원)을 폐기했다. 이 가운데 만원권이 2억3777만장으로 전체의 절반(55.6%)를 차지했다. 주화는 100원화와 10원화를 중심으로 5653만장(79억원) 폐기했다. 100원화가 3391만장으로 전체의 60.0%를 차지했다.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에 사는 이모 씨는 자택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 1910만원을 교환했고, 전남에 사는 홍모 씨는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습기로 인해 부패한 은행권 1547만5000원을 교환했다. 광주에 사는 정모씨는 연못에서 수거한 손상주화 339만1000원을 교환했다.

한편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6만2872㎞로,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76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높이로는 14만159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53배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화재 등으로 은행권이 손상돼 사용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해준다"며 "손상되거나 기타 사유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주화는 액면금액으로 교환해주되,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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