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1.26 18:23
26일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에 마련된 '별마당 도서관'의 모습. (사진=김다혜기자)
26일 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에 마련된 '별마당 도서관'의 모습. (사진=김다혜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 ‘MZ세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타필드 수원은 주요 고객층으로 MZ세대를 지목하며 이들을 위한 맞춤 공간을 구성했다. 더현대 서울도 MZ세대의 요구를 관통한 체험형 콘텐츠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소비침체로 실적 부진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MZ세대 포섭에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픈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의 주요 소비층으로 MZ세대로 지목했다. 정 부회장은 이들에게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한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스타필드 수원에는 MZ세대를 겨냥한 체험형 매장과 콘텐츠가 가득하다. 특히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편집숍과 패션브랜드 등이 대거 입점했다.

자리마다 마련된 턴테이블로 LP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바이닐 성수’와 4~7층으로 구성된 압도적 규모의 별마당 도서관은 가오픈날부터 MZ세대의 인증샷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MZ세대를 겨냥한 호텔식 피트니스 ‘콩코드’도 입점해 쇼핑부터 여가, 스포츠 시설까지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스타필드 수원이 다섯 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스타필드 2.0’ 강조하며 MZ세대를 전면에 내세운 까닭은 MZ세대 유치가 오프라인 매장 성공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위치한 '빵빵이'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서울시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위치한 '빵빵이'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2021년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3년여 만에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1조 매출로, 백화점 흥행 수표로 여겨지는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매장 없이 이뤄낸 결과다.

더현대 서울이 빠르게 매출을 끌어올린 비결은 MZ세대를 겨냥한 공간 활용에 있다. 지하 2층에는 팝업 매장을 여는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가 마련되어 있다. 팝업을 진행하는 1~2주 동안 최대 10억원의 매출이 창출된다. 전체 연 매출 중 55%를 MZ세대가 차지하고 있다는 게 더현대 서울의 설명이다. MZ세대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이들의 지갑까지 연 셈이다.

롯데백화점도 팝업 진행 공간인 ‘아트리움’을 마련하고 MZ세대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200여 개 팝업 스토어를 선보였고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등의 인기 K패션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입점시켜 전년 동기보다 MZ세대 방문객을 10%가량 끌어올렸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가성비를 중요시한 기성세대와 달리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구조가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기존 가족 단위 방문객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으로는 사양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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