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6.08.04 12:59

[뉴스웍스=최안나기자]우리나라의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수지가 2년째 흑자를 이어갔다. 공기업은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5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735조6000억원, 총지출은 701조8000억원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공공부문 수지는 33조8000억원으로 2014년의 17조4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다.

통계 대상기관 및 기금은  일반정부(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5163개, 공기업(금융·비금융) 187개 등 5350개다.

공공부문 수지는 2007년 17조6000억원 흑자를 낸 뒤 2008년 5조4000억원 적자로 돌아선 후 2009년 -57조8000억원 2010년 -31조3000억원, 2011년 -19조4000억원, 2012년 -5조원, 2013년 -2조7000억원 등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공공부문 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부동산 경기 호조로 일반 정부가 거둬들인 조세수입이 늘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 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공기업의 수지가 크게 개선된 영향도 컸다. 

지난해 공공부문의 부문별 계정을 보면 일반정부는 총수입이 526조6000억원으로 2014년(494조1000억원)에 비해 32조5000억원(6.6%) 늘었다. 한은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조세 수입이 크게 늘었고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정부의 총지출은 504조6000억원으로 29조3000억원(6.2%) 늘었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서 지출이 늘고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가계의 사회수혜금 지급도 확대됐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흑자는 22조원으로 2014년(18조9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중앙정부는 25조2000억원 적자를 냈지만 지방정부(4조5000억원)와 사회보장기금(42조7000억원)은 각각 흑자를 이어갔다. 

공기업은 비금융공기업 수지가 9조5000억원, 금융공기업이 2조3000억원으로 모두 11조8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공기업 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명목 GDP 대비 공기업 수지 비율도 0.8%로, 2014년까지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마감했다.

그러나 공기업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일시적인 측면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최근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의 수익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공기업들의 영업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전력공사의 서울 삼성동 부지 매각이 마무리된 것도 흑자 규모를 키우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비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18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4000억원(3.4%) 감소했고 총지출은 173조3000억원으로 19조원(9.9%)이나 줄었다. 비금융공기업의 투자는 2013년 43조3000억원에서 2014년 35조6000억원, 지난해 34조7000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32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1000억원(3.2%) 줄었고 총지출은 1조7000억원(5.2%) 감소한 3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 감소는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재산소득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금융공기업의 흑자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6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0.6%를 기록했다. 한은은 영국(-4.4%), 호주(-2.5%), 일본(2014년 기준 -5.6%)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수지는 명목 GDP 대비 -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1%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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