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1.29 17:49
기리시마 사토시. (출처=일본 경시청 홈페이지)
기리시마 사토시. (출처=일본 경시청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본 도쿄에서 1975년 일어난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 후 도주해 49년간 신분을 숨기며 살아왔던 급진 무장단체 조직원이 29일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말기 암으로 입원해있던 가나가와현의 병원에서 이날 오전 숨졌다.

앞서 이 남성은 자신이 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 본사나 공장을 잇따라 폭파한 급진 무장투쟁 단체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으로, 1975년 4월 도쿄에 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에 관여해 지명수배된 용의자 기리시마 사토시(70)라고 스스로 병원 관계자에게 밝혔다.

49년간 가명을 쓰며 살아왔지만 "마지막은 자신의 이름으로 죽고 싶다"는 이유에서 신분을 밝혔다고 한다.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1974년 8월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폭파사건, 같은 해 10월 미쓰이물산 본사 폭파사건 등 1974∼1975년 일본 기업 본사나 공장을 연속적으로 폭파한 무장투쟁그룹이다.

대학 중퇴생, 한국 근현대사 전공 대학원생, 회사원 등으로 구성됐던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주요 기업들을 폭파하며 일제의 무반성과 무책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을 요구했다.

조직원들은 대부분 당시 체포돼 수감 중 사망했거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했지만, 기리시마는 경찰에 붙잡히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현재도 열차역이나 파출소 등에 그의 지명수배 전단이 붙어 있다.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한국산업경제연구소를 일본 전범기업에 한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아시아 침략 봉사 활동의 거점이라고 보고, 일본 경제인의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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