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1.31 18:28

4분기 D램 수익성 개선 뚜렷…삼성전자 D램, SK하이닉스 전사 흑자전환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HBM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시장 2위인 삼성전자가 HBM 시장을 놓고 올해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가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D램 사업을 흑자 전환함에 따라 부진의 터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개발 활기로 급성장세를 보이는 HBM 시장에서 생산 능력을 크게 늘리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선두 도약을 노린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전체 메모리 사업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을 언급해 관심이 쏠린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판매 성장률을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40%로 설정하고, 1위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26~2027년 HBM 시장은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0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옴디아도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9%에 그쳤지만 내년에 19%까지 확대되고, HBM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달러에서 내년에 56억달러로 3.7배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은 자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모리 업계는 지난해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1년간 감산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러한 노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며 제품 가격도 반등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들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9개 분기 만이다. 특히 아직 불황에 놓여있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도 지난해 3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HBM 판매 성장률 내년까지 연 40% 높일 것"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3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HBM 판매 성장률을 내년부터 연평균 40%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올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1.5배 개선된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을 양산할 것"이라며 "2026년에는 6세대 HBM인 HBM4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전사 흑자(영업이익 3460억원) 전환은 HBM 성장이 한몫을 했다. 지난해 4분기 HBM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고, HBM3 전년 대비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 HBM3 및 HBM3E 제품 주문 물량도 완판되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11일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EUV 등 반도체 생산라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11일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EUV 등 반도체 생산라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삼성전자, "올해 HBM 시설투자 2.5배 확대, HBM4 2026년 양산"

삼성전자는 올해 HBM 시장 선두로 올라서기 위해 HBM 시설투자를 큰 폭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 총괄(DSA) 부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HBM의 시설투자를 2.5배 이상 늘렸는데 올해도 그 정도 수준을 예상한다"며 "올해 메모리 시장은 누가 AI에 잘 대응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올라서기 위해 HBM4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에 HBM4를 샘플링한 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생성형 AI 관련 HBM 및 서버용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HBM3 및 HBM3E 선단 제품의 비중이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HBM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HBM은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성장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3.5배 증가했다"며 "지난해 3분기 HBM3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 주요 GPU 업체들을 고객군으로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한 "HBM3E는 8단 샘플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양산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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